좀 느리면 어때? - #16전 17기
정정화 지음 / 인사이트앤뷰 / 2016년 2월
평점 :
절판




대학교에서 '패션·코디네이션과'에 다니던 저자는 교수님의 추천을 받아 한 의류회사에 입사하게 되었고, 그 곳에서 6개월 간 수습사원으로 보내면서 직장생활에 회의를 느껴 정직원으로 채용하고 싶다는 제의를 정중히 거절한다.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어릴 적 꿈을 적는 란에 경찰이었다는 걸 떠올리며 그 길로 경찰이 되기 위해 학원을 다니기로 결심한다. 결론은 6년이라는 시간동안 16전 17기 끝에 2007년 경찰이 되어 이제 8년차가 되었다는 것인데 오랫동안 시험 준비를 하면 몸과 마음이 지칠텐데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꿈을 쫓아 느리지만 꾸준히 달려간 그녀의 끈질감과 우직함이 오늘의 그녀를 있게 만들지 않았을까?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사회다보니 남들보다 더 좋은 성과와 결과를 내야 한다는 조급증이 사회적으로 팽배해져 있다. 무조건 빨리빨리 성공이라는 결과물을 최대한 빠르게 보여줘야 한다. 남들에게 뒤쳐지면 안되고 경쟁이란 사다리에서 넘어지면 안된다. 마치 실패나 좌절은 사전에 없는 듯 남보다 한발짝 앞서기 위해 매진한다. 하지만 저자는 "좀 느리면 어떄?"라며 느리게 걷는 자신이 좋다고 한다.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지방대를 나왔다는 열등감에 더해 6년이나 공부한 끝에 경찰이 되었다는 것이 초반에는 그렇게 부끄러울 수 없다고 하는데 어느날 신문에서 자신보다 못한 학력을 가졌지만 17기만에 경찰이 되어 약자들을 도울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한 경찰의 이야기에 감동을 받은 후 마음을 다잡기 시작한다. 그녀는 공부하면서 꽤 많은 책을 읽어왔던 것 같다. 에피소드 중간마다 책에서 읽은 구절이 나온 것을 보면 긍정적인 마인드가 실패로 인해 더 많은 것을 배웠다는 생각으로 바뀐 듯 싶다. 치열한 수험생활은 집과 학원까지 무릎 나온 바지를 교복삼아 매일 자전거를 타며 오갔던 것밖에 없어 그녀의 진솔한 16전 17기를 들을 수 없어 아쉽긴 하다. 오히려 학교전담경찰관으로 복무하면서 이제 제 몫을 하게 된 이후 자기개발서에 나올법한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물론 그 이야기들도 빠져들게 만들만한 재미와 감동이 있다. 글도 맛깔나게 잘 써서 에세이로써 쉽게 읽히는 책이다. 느리면 어떤가? 남의 눈치밥을 먹으며 남에게 보여주려고 아등바등 사는 삶이 내 진짜 인생은 아니지 않은가? 느리지만 꾸준히 꿈을 위해 사는 삶이 좋다.


세상 기준에서 보면 그녀가 답답할 것 같다. 우리는 어느 날부터 숫자와 결과에 민감하게 반응해오지 않았을까? 실패에 관대해지자. 수많은 실패를 경험해야 성공의 밑거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여하튼 이 책은 뭐든 꾸준히 하다보면 좋은 결과를 이룰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큰 자극을 받았다. 힘들면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많은데 느리게 걷는 그녀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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