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vs. 서울보통시 - 서울은 왜 서울인가 서울 택리지 2
노주석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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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태어나 자랐고 몇 번의 이사를 하며 8~90년대와 2천년대를 살아온 곳. 몇 번의 출사와 나들이를 하고도 아직 못 가본 곳이 많을 정도로 넓은 곳. 내겐 낯설 지 않은 풍경은 도시 발전과 함께 잊혀진 유물로 박제되었고, 그 면면은 오래 된 사진이나 드라마 속 장면 혹은 영화에서 찾을 수 있을 뿐이다. 우연히 들린 동네에서 옛 서울의 모습을 발견하면 반가운 이유다. 그 시절에 흔했던 간판 디자인이나 낡은 소품만 봐도 다시 기억을 소환해낸다. 서울은 조선이 한양을 도읍으로 정하면서 근 600년이 넘도록 대한민국의 수도이자 인구 1/5이 사는 거대한 메트로시티가 되었다. 구한말 조선과 근현대의 주요 건물과 거리 풍경이 늘 궁금했었다. 현재까지도 궁궐과 성곽을 복원하면서 소중한 문화재를 살리는 곳도 있는 반면에 우리의 무지로 인해 훼손되거나 사라져버린 곳도 많다. 이 책은 우리들에게 서울이라는 도시의 어제와 오늘을 담고 있다. 


서울신문에서 28년간 기자와 논설위원으로 일한 경험과 현재 서울도시문화연구소장으로 재직중 연구한 자료를 바탕으로 서울을 다시 들여보게 되었다. 서울은 남과 북으로 갈라진 이중도시, 우리들의 일그러진 지명, 훼철과 복원의 역사, 서울 사수의 꿈, 정체성을 찾아서, 한성판윤과 서울시장, 아파트 공화국의 민낯 등 총 7가지의 주제로 우리가 알고 있거나 모르고 있었던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서 담아냈다. 사실은 개인적으로 권기봉 씨가 쓴 책으로 이미 서울답사를 마쳤지만 알면 알수록 새롭기만 하다. 예전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사용되었던 조선총독부 건물은 경복궁 복원사업의 일환으로 철거되었고, 광화문 광장도 여러 차례의 변신을 거듭한 끝에 지금에 이르렀다. 과거 분수대가 있었던 서울광장은 지금 대규모 콘서트나 행사를 진행하는 곳으로 바뀌었다. 예전에는 흔했던 고가도로도 이젠 거의 철거되었다. 도시는 끊임없이 시대적 상황에 맞게 변해왔다. 다만 너무 쉽게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질까봐 두렵다.


이들 사진들은 한 사진전에서 대형 액자로 본 적이 있다. 또한 서울역사박물관에 가면 볼 수 있는 사진들도 많다. 도시가 발전해나가는 것은 숙명이긴 하지만 소중한 근현대사 유물들이 경제논리에 의해 대책없이 허물어지는 건 안타깝기만 하다. 원형을 잘 보존해두었다면 후대에도 할 이야기들이 많을텐데 오래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건물이 사라지면 이제 다시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순성놀이를 줄곧 참여하면서 여러 차례 완주했는데 서울 면면이 계속 바뀌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책을 통해 더욱 서울이라는 도시에 대해 알 수 있었고, 이런 노력만으로 인해 기록을 보존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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