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한국은 - 우리의 절망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박성호 지음 / 로고폴리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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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을까? 인터넷 댓글에는 헬조선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였다. 이래저래 서민은 살기 힘들다. <어쩌다 한국은>은 강의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총 8강으로 짜여져 있다. 우리 사회 주요 주제들을 꼬집고 있는데 1강 - 노동, 2강 - 역사, 3강 - 정치, 4강 - 언론, 5강 - 종교, 6강 - 교육, 7강 - 국방, 8강 - 미래를 다루고 있는데 읽을수록 치를 떨게 했다. 뭐 하나 제대로 해결되거나 굴러간 것이 없다. 기득권층 위주의 사회가 가져오는 폐해는 얼마나 심각한가? 탐관오리 조병갑 문제를 조정에서 주위 깊게 듣고 제대로 된 조치만 취해졌어도, 임시정부 인사들이 건국의 주체가 되어 반민특위로 일제강점기 때 친일인사, 친일경찰, 친일세력들을 응당 그에 합당한 댓가를 치르게 했다면, 전태일이 죽음을 불사하고 외치기 전에 합의한대로 약속만 정부가 지켜줬다면... 역사에서 인정되지 않는 가정이지만 지금 우리 사회에 만연하게 퍼진 수많은 갈등과 모순의 골이 깊어진 이유는 독립유공자와 친일파들 간에 아이러니한 상황이 전혀 해결되지 않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독립유공자는 가난하게 살고 있는 대신 일제강점기 때 친일 행위를 하며 얻은 부로 그들은 지금까지 대궐같은 집에서 떵떵거리며 산다. 그 외에도 국가로부터 일방적인 피해를 받은 사람들에 대한 제대로 된 보상과 화해,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없이 지나왔기 때문에 이러한 사회적 모순은 층층이 쌓여가는 것이다.


정치나 언론, 종교, 교육만 하더라도 할 이야기는 넘쳐난다. 부정부패와 반칙이 횡행하고 온갖 편법과 부정행위로 이득을 취하려고만 하는 자들이 판을 치는 것 같다. 권력과 부에 대한 탐욕은 끊이질 않고 있다. 아무리 사회적 명망이 높은 사람이지만 말년이 좋지 않은 걸 많이 봐왔다. 부끄러운 민낯을 대면하는 것 같다. 자본이 지배하는 사회에 사는 우리는 왠만한 산업 중 대기업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분야가 거의 없을 정도다. 아마 몇 십년은 온갖 모순과 비상식적인 일들이 없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역사와 사회문제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우리 젊은 세대만이라도 올바른 시각과 이러한 문제에 대해 관심을 지속적으로 갖는 일이 무엇보다 필요해보인다. 당장 현실적인 생업 앞에 놓여있지만 다른 누군가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생활과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부분이다. 우리들이 무관심하면 할수록 기득권층은 변화되길 원치 않으려 하기 때문에 이 책에서 나온 문제들은 더더욱 해결하기 어려울 지도 모른다. 나는 지금보다 앞으로의 미래가 불안하다. 정치와 경제의 양극화는 더더욱 심화되어 가고 저출산과 저성장시대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이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또 무슨 일이 되풀이될 지 모른다. 정말 이 책을 읽고 있으면 헬조선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국가나 기업, 기관 하다못해 책임있는 지위에 있는 자들이 피해자들 앞에 책임지는 자세를 제대로 보인 적이 있는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 바쁘고 핑계 대거나 거짓말로 모른다고 둘러대면 그만인 사회인데 상식과 정의가 제대로 바로 잡히겠냐는 것이다. 이런 문제들을 도려내면 도려낼수록 노답인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과거사를 깨끗하게 청산하지 못한 한국 사회의 절망의 깊이를 보았다. 경제적으로는 풍성해졌을 지 몰라도 정치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황폐하고 피폐해져 있다. 갈등이 빚어진 원인을 제대로 진단하고 이를 풀어나갈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다만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갈등의 원인을 되짚어 본다는 점에서는 큰 의의를 갖는 책이다. 의식있는 청년들이라면 꼭 읽어보기 바란다. 거친 풍랑을 겪어 온 한국의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사회의 민낯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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