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정치의 두 얼굴 - 서울대 교수 5인의 한국형 복지국가
안상훈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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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복지에 보이는 양면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2011년의 무상급식 파동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내서 옳은 방향으로 진전시키는 과정은 생략되고 찬성측과 반대측으로 극명하게 나뉘고 대립양상을 띄게 되었다. 토론을 벌여도 입장차이는 줄어들지 않았다. 당시 서울시 시장이었던 오세훈 씨는 무상급식을 포퓰리즘(인기 영합주의)으로 보았던 것이고 한정된 예산을 메꿀려면 다른 곳에서 끌어와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하게 밝히며 시민투표까지 붙였다가 패배했다. 아이들에게 제공되는 무상급식 하나의 사안을 놓고도 정치권에서는 이렇게 의미부여를 확장시키며 반대를 한다. 실질적으로 혜택을 볼 사람들과 장기적인 미래에 대해서는 번외로 놓는 것인지 토목 건설사업으로 인해 천문적인 액수를 매해 지출하는 점은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다. 항상 복지 그리고 포퓰리즘에서 빠지지 않는 나라가 유럽의 그리스다. 일명 그리스 사태로 불리는 재정위기에 봉착한 이유라며 무분별한 복지가 국가의 재정파탄을 몰고 왔다는 것이다. 과연 그 말이 사실일까? 이는 논의해야 될 부분이 많다.


한국적 복지를 위한 다섯 가지 해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긍정적 선별주의, 공정한 국민부담의 창출, 사회서비스 중심 전략을 통한 성장과의 선순환, 착한 민간참여의 증진을 통한 새로운 민관협력의 토대마련, 선거정치를 넘어 대타협의 복지정치 도모 등을 들 수 있는데 복지만큼 여야의 정치알력이나 이데올로기에 의한 쟁점으로 몰고가지 않았으면 한다. 아직은 한국은 여러사람들이 골고루 혜택을 누리고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다양한 복지 서비스나 예산이 부족한 상황이다. 복지를 많이 벌이면 당장 나라가 망할 것처럼 말하지만 4대강이나 한강 르네상스, 새빛둥둥섬 사업 보다 예산은 훨씬 적게 든다. 주어진 예산을 적절한 곳에 활용하고 정치권과 상관없이 올바른 정책을 끌고나가는 것이 문제이지 아직 과잉복지라 말하기에도 민망한 수준이 아닌가? 스웨덴처럼 사회 저변으로 시스템이 잘 갖춰지길 바란다. 국가 각 부처가 재기능을 발휘하고 이념이 아닌 정책적으로 올바른 방향으로 가기 위한 노력이 뒷받침된 건실한 자세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외부에 휘둘리기 보단 복지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인 것 같다. 아직 우리나라는 갈 길이 멀다.


책에서 제시하는 사회적 합의라는 것도 정치인과 정부, 국민의 소통과 국민 상호 간의 소통, 그리고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의 학습을 통해 자신의 의식을 점검하고 일관성 있게 정립한 결과의 산물이라고 말한다. 서로 간의 소통과 일관성 있는 자세와 학습의 중요성을 말한다. 정치가 개입하고 사회적 문제로 끌어내려고 하면 항상 이데올로기, 이념이 붙는다. 이는 나라의 발전을 좀 먹는 일이다. 복지를 통해 사회 전체적으로 행복해지는 기반을 마련하는데 집중해도 모자를 판에 소모성으로 문제를 끌고 간다. 선거 때면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는 공약이거나 선심성으로 이거 하나 해주자는 식으로 아무런 정치적 신념없이 말하는 개념이 아니다. '한 나라는 모든 국민이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좋은 집이 돼야 한다"는 스웨덴의 복지정책을 눈여겨봐야 한다. 양극화가 매년 심각하게 벌어지는 우리나라가 계층 간 격차를 해소하고 장기적인 차원에서 복지국가를 건설하려면 무엇부터 고민하고 정책을 결정하고 가야할 지를 보여준다. "좋은 가정에서는 누구도 특권의식을 느끼지 않고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다. 독식하는 아이도 없고 천대받는 아이도 없다. 오늘날의 스웨덴은 이런 좋은 집이 아니다. 누구는 대궐같은 집에  살고, 누구는 오두막에 사는 것도 행운으로 여긴다." 이는 1928년 1월 28일 스웨덴 사회민주당 당수였던 페르 알빈 한손의 의회연설 중 일부 내용이다.  


저출산, 초고령화, 심각한 청년실업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일명 헬조선으로 불리는 우리나라가 직면한 문제이며, 앞으로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얼마나 산적해 있는지 정치권은 장기적으로 이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마련과 꾸준히 정책적 지원이 절실해지는 이유이다. 복지라는 건 서로가 고루 행복해지기 위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과연 좋은 집인가? 좋은 집에서 우리는 살고 있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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