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풀잎관 1 (마스터스 오브 로마)

풀잎관 1 - 2부 ㅣ 마스터스 오브 로마 2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5년 11월

<풀잎관>은 마스터스 오브 로마 중 전작인 <로마의 일인자>의 뒤를 잇는 콜린 매킬로의 작품으로 소설을 통해 그 당시의 로마를 완벽히 재현해내고 있다. 사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에서는 거시적인 틀 안에서 역사적인 흐름을 위주로 그려냈다면 이 책의 시리즈는 인물들 개개인에게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1인칭 시점에서 당시의 생활상이나 풍습, 생각 등을 자세하게 들여보는 재미가 있다. 우리는 집정관으로 선출되는 것을 정치적인 의미에서만 바라보지만 사실은 상당한 금액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무리 명문가 집안이거나 개인적인 능력과 공과가 뛰어나도 돈이 없으면 나설 수가 없다. 그래서 자신의 어린 딸을 정략결혼을 시켜 자금을 마련하는 일이 흔했던 것이다. 가이우스 율리시스 카이사르도 법무관에 오를려면 많은 자금이 필요하기에 자신의 딸 중 가장 아름다웠던 율리아를 가이우스 마리우스에게 시집을 보내게 된다.

아우렐리아는 보기드문 현모로 어린 가이우스 율리시스 카이사르 2세를 어릴 때부터 엄하게 교육시킨다. 누구처럼 응석받이로 키우지 않고 강하게 키워나갔던 것이다. 아마 독자들이라면 어린 시절의 카이사르에 대해 궁금해할텐데 가족관계를 잘 따라가다보면 그 집안의 교육관을 이해하면서 읽으면 흥미로울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시기의 로마가 제일 흥미로웠던 것 같다. 공화정 말기의 집정관을 오래 역임한 가이우스 마리우스와 그의 부장으로 전쟁터를 누볐던 루키우스 코르넬리우스 술라가 점점 권력암투로 인해 민중파였던 마리우스에게 반란을 일으켜 그를 추방하고 보수파인 술라가 정권을 잡은 뒤 독재를 시작으로 공포정치가 시작된다. 어떻게보면 콜린 매킬로의 작품의 주인공은 밑바닥부터 올라와 최고 권력자인 집정관에 오르게 된 루키우스 코르넬리우스 술라인 것 같다. 그의 가문은 코르넬리우스에 속하는 귀족이지만 가세가 기울면서 가난했지만 활달한 성격 탓에 정부의 많은 재산을 물려받을 수 있었고 그 덕분에 남들보다 수월하게 재계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었다. 지난 시리즈부터 계속 이어가는 이 책에서 어떤 결말이 일어날 지는 이미 알다시피 역사를 통해 알고 있다. 

독자들이 궁금한 것은 소설로 재탄생한 공화정 시대의 로마인 것 같다. 이 책을 읽고있으면 미드 <로마>가 눈 앞에 되살아나는 것 같고 문명국가이자 세계 최강국이었던 로마의 수도 로마에서 생활하던 사람들의 모습들이 매우 디테일하게 묘사되어 있다. 집정관이 역임하면 머리 위에 쓰는 월계관을 표지에 넣었는데 거대한 로마를 통치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 압도적인 필체와 함께 작가의 상상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그 당시의 상황과 대화를 완벽하게 재현해 낸 이 책은 앞으로의 시리즈가 더욱 기대되는 책이다. 소설로써 어느 정도까지 보여줄 수 있을지 처음에는 감이 오지 않았지만 촘촘히 엮어내는 인물설정이 더욱 극의 재미를 살려내는 것 같다. 이 책으로 다시 로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