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관광 방랑 - 우리, 왜 일 년이나 세계 여행을 가는 거지?
채승우.명유미 지음 / 북클라우드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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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여행이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뛰고 설레인다. 시간과 공간으로부터 자유롭고 누구에게도 얽매여 있지 않다. 그저 발길이 닿는대로 걸어가면 된다. 낯선 세계로 향할 때는 모든 것이 새롭다. 마치 땅을 걸을 때마다 세계를 정복하는 것처럼 전혀 다른 문화와 생활풍습을 가진 낯선 나라를 떠날 때는 모든 것이 궁금하다. 간혹 내가 전혀 밟아보지 않은 세계를 갔다 온 사람들이 전하는 얘기를 들을 때면 부러움을 한껏 안은 채 듣곤 한다. 그래서 여행기를 읽을 때면 그들과 같이 헤매고 구경하며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여행 관광 방랑>이라는 책도 기존에 나온 책과 비교했을 때 부부가 일 년간 여행을 떠난다는 건 익히 비슷한 사례로 나와서 신선하지는 않았다. 다만 오랜 직장생활에 지친 부부는 인생의 두 번째 스테이지로 들어서기 전에 세계여행을 생각해냈고, 드디어 큰 결심을 한 끝에 일 년이라는 기간 동안 남아메리카, 북아메리카, 유럽, 유라시아를 밟는 여행을 떠난다. 


여행을 직접 가본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생생하게 채워진 여행기다. 4대륙 31개국을 돌면서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을테고 특히 숙박비를 절감하기 위해 게스트하우스에 머문다거나 하면서 다른 여행객들을 만나는 등 여행은 늘 새로운 사람과 만나고 헤어지는 일의 반복인가보다. 정말 현지에 가본 사람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재미난 에피소드들도 많고 여행 가이드북에 나온 내용과 다른 부분도 생동감이 느껴졌다. 직접 가보지 않으면 진짜 책에 쓴대로 맞는 건지 아닌지 알 수가 없기에 부부가 직접 부딪히면서 만난 얘기들은 여행의 또다른 묘미를 느끼게 해준다. 사진은 왜 그렇게 잘 찍었는지 풍경 보다는 축제 현장이나 현지인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여행은 때로는 관광을 떠나듯 신나고 즐거운 일도 있겠지만 오랜 시간을 외국에서 지내다보면 곧 내 자신을 되돌아보게 만들고 방랑자의 삶에서 진정한 즐거움과 행복 그리고 기쁨은 무엇인지 꺠닫게 되는 것 같다. 직장과 전셋집을 모두 처분하고 떠난 여행길. 물질적으로 잃은 것보다 더 큰 소득은 아직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는 깨달음이 아닐까? 


매일 반복되는 지루한 삶이 아닌 무엇이라도 할 수 있다는 강한 믿음을 얻었기에 정말 제2의 인생을 향해 힘차게 걸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누구도 현재의 기반을 모두 포기한 채 먼 여행길을 떠날려면 큰 결단과 용기가 필요하다. 더 미루다간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이대로 가다간 남는 것 없이 살아가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교차한다. 근래 읽은 여행관련 책 중에 현지를 제일 잘 느끼게 해준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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