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폴리스 서울의 탄생 - 서울의 삶을 만들어낸 권력, 자본, 제도, 그리고 욕망들
임동근.김종배 지음 / 반비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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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근현대사의 모든 변천사와 경제발전을 함축시켜 보여주는 도시다. 인구 천만명에 살만큼 거대한 메가도시로 발전한 이유는 대부분의 경제가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 집중한 이유 탓이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내게도 이 책은 각별하다. 그간 알지 못했던 사실들이 하나둘씩 끄집어낼 때마다 새로움을 느끼게 된다. 일제시대부터 신자유주의가 도래한 시기까지를 모두 아우르면서 서울 안의 제도와 건설, 공원사업까지 읽을 때마다 흥미진진하다. 지리학 관점에서 쓴 것도 도시공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고, 특히나 1963년에 지어진 마포아파트를 소개하면서 서울에 지어진 아파트에 얽힌 이야기들이 정말 좋았다. 지금 서울은 온통 고층 아파트들이 들어서서 도시의 미관과는 상관없이 서울로 상경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거주할 공간이 필요했거니와 한창 분 건설 붐으로 인해 우후죽순으로 여기저기 아파트가 지어지게 된다. 와우아파트의 붕괴와 서민아파트의 몰락은 급성장하는 단계에서 낮은 기술력과 제대로 된 건축물로 짓지 않으면 이와 같은 사고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를 주었다. 


역시 내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도시인 서울이라는 공간 속에서 펼쳐진 근현대사의 기록들은 소중하다. 모든 발전사는 거쳐온 과정들이 반드시 필연적으로 따르는데 우리가 일군 경제발전으로 인해 서울이라는 도시가 어떻게 변모해 나갔는지를 알면 새로운 관점에서 도시를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임종근 씨와 김종배 씨가 팟캐스트에서 주고 받는 형식으로 씌여졌기 때문에 가독성이 좋고 누구라도 읽으면 이해가 쏙쏙 들어온다. 즉, 읽기 부담스럽지 않다는 뜻이다. 나보다 조금 윗 세대인 이들과 내가 살아온 서울은 엇비슷할 것 같다. 아직도 8~90년대의 서울에 대한 기억은 많아서 그 당시를 또래들이나 어린 친구들과 이야기를 할 때면 마치 그 시절로 돌아간 듯 아련하게 추억이 떠올려진다. 버스만 해도 이야기할 것이 많은데 교통안내원부터 토큰, 회수권, 좌석 배치까지 많은 것을 겪어왔다. 가령 88번 버스는 앞에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고, 좌석이 2개씩 붙어 있었던 기억이 또렷하다. 자랄 때만 해도 고층 건물은 그리 많지 않았고, 매일매일이 새로웠다. 동네가 발전하는 과정을 직간접적으로 겪어왔기에 이 책에서 다뤄지는 내용들이 흥미로웠다.


서울이라는 도시 만으로도 근현대사에서 수많은 일들이 벌어졌고, 계획적으로 도시를 설계하지 않으면 예상 수치를 벗어난 엉뚱한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도 알 수 있다. 부동산 투기나 자본의 유입 과정도 흥미로운데 읽을거리가 풍부한 책으로 꼭 읽어보길 강력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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