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유라시아 15,000Km, 두 바퀴의 기적 - 베를린-서울, 100일간의 자전거 평화대장정
조선일보 원코리아 뉴라시아 자전거 평화원정단 엮음 / 21세기북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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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15,000km라는 거리를 오로지 자전거로만 횡단한 조선일보 원코리아 뉴라시아 자전가 평화원정단에 박수를 보낸다. 만만치 않은 도전이었음에도 끈기와 열정으로 이들은 그 먼 거리를 100일간 동베를린을 시작으로 러시아와 몽골,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로 온다는 시나리오인데 20세기 분단이 되었던 독일을 첫 출발지로 삼은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 90년대 초 방송으로 베를린의 장벽이 허물어지는 광경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기에 독일의 통일은 아직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남아있는 우리에겐 꿈과 같은 일이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나야 통일 한국을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들은 통일을 염원하면서 자전거에 의지하여 자전거 평화대장정에 올라섰다. 처음에는 자전거로 15,000km를 횡단했다는 사실에 앞서 이들이 거쳐간 나라와 도시의 풍경이 부러웠던 것 같다. 아직도 국외를 한 번도 나가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저 부러움의 대상일 뿐이었다. 저 넓은 세상에서 이들이 본 것은 무엇이었을까? 책은 마치 여행지에서 주요 역사적인 의미가 담긴 건물을 천천히 둘러보면서 알게되는 지식들을 채워나가는 걸로만 보였다. 하룻동안 이동할 거리가 정해져 있을텐데 시간을 들여가면서 그 건물에 얽힌 역사적인 배경까지는 모두 답사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사진을 찍는 것도 미리 동선을 파악한 뒤 위치를 선점해서 찍었을 확률이 높다. 항상 여행관련 책을 볼 때마다 궁금한 것은 그 절묘한 순간에 어떻게 사진을 찍었을까라는 점이다. 그 순간을 제대로 포착했다는 건 역시 사진 촬영기술이 남다른 사람일 것이다. 


이 책에 실린 사진들은 정말 프로 사진작가가 찍은 것처럼 고퀄리티를 자랑한다. 사진각도가 단조로운 것 없이 매우 역동적이며, 모든 설명을 함축적으로 표현해낸다. 고생스럽긴 해도 유라시아를 횡단하는 것 자체가 매우 설레이고 가슴 벅찬 일이 아닌가? 이들은 오로지 한가지 목표를 완수하기 위해 일행이 일심동체가 되어 완주하였고, 각 지역을 거쳐가면서 많은 에피소드를 쏟아내고 있다. 원정단이 그랬듯 사진으로밖에 볼 수 없는 몽골의 밤하늘이 참 멋져보였다. 도시의 불빛 속에 가려졌던 밤하늘의 별빛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는 이유는 일부러 빛을 내지 않아도 수많은 별들이 비춰주기 때문에 경이롭게 자연을 마주할 수 있는 것이다. 언제쯤 통일이 올까? 이들이 거쳐간 수많은 지역은 나름 의미를 갖는 곳이고, 평화와 통일에 대해서 일행들이 곰곰히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을 것이다. 블라디보스크에서 배를 타고 동해항에 입성했을 때 기분은 어땠을까? 눈 앞에 아른거리는 북한 들녘의 주민들에게 손을 흔들 때 가슴이 뭉클했을 것만 같다. 블라디보스크를 거치지 않고 압록강을 지나 평양을 경유하고 서울로 직항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린다.


책 말미에는 라이더 가이드가 있는데 자전거 운행시 주의사항부터 국가별 교통 상황과 자전거 정보, 의류 장비, 음식 및 취사용품, 숙소정보, 국가별 의료 현황, 국가별 인덱스, 현지 긴급 연락처까지 여행에 필요한 필수사항들이 꼼꼼하게 기재되어 있다. 긴 여행을 하면서 반드시 알아야 할 사항들로 철저한 정보수집과 준비가 있었기에 큰 사고없이 100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모두 무사귀환할 수 있었을 것이다. 100일간에 걸친 대장정에는 후원 기업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한마음 한 뜻으로 단결한 평화원정단의 팀웍이 좋은 결실을 맺은 것 같다. 이 책은 그들의 도전과 젊음을 느낄 수 있다. 집 나오면 개고생이라지만 의미있는 일에 동참해서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나왔으니 여행자 시점에서 읽어도 좋고, 원정일지로 읽어도 좋다. 분명한 것은 통일에 대한 생각들이 모이다보면 한걸음 더 통일에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작은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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