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는 젖줄이다 - 대중서사론 입문
김상천 지음 / 소명출판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제대로 파고들다보면 영어보다 어렵게 느껴지는 언어가 바로 국어다. 학교에 다닐 때는 그럭저럭 문학작품을 읽으면서 뜻을 헤아리기 위해 공부했는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고시원에서 두꺼운 국어책을 펴들면서 배울 때는 학을 떼었다. 문법적으로 접근하다보니 쓰임새가 워낙 많고 예외사항이나 특수사항이 많기 때문에 까다롭고 어렵게 느껴졌다. 원어민인 우리도 헷갈릴 법한 띄어쓰기나 동의어나 유의어들이 많고, 같은 말이라도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있다. 또한 우리가 뜻을 잘못 알고 쓰는 경우도 다반사인데다 우리말에는 외래어가 유독 많이 침범해 들어앉아있다. 이 모든 쓰임새와 바른 글쓰기를 위해서는 알아야 할 것들이 정말 많았다. 오죽하면 '긴가민가할 때 펼쳐보는 바른 말 사전'이 나왔겠는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문자로 평가받는 한글을 쓰는 민족이지만 틀리다와 다르다를 잘못 구분해서 말하는 것처럼 올바르게 표준어를 지키면서 사용하는 일에 일종의 사명감을 느끼면서 쓸려고 노력을 많이 했었다. 글쓰기를 워낙 좋아하다보니 자연스레 순우리말과 표준어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점차 나아가서는 올바른 문장쓰기에도 신경을 쓰게 되었다. 오죽하면 외래어나 띄어쓰기에 민감했던가. 우리말이 있는데도 지적허영심이나 일본어에 익숙해져서 일본어 어법 그대로 가져다 쓰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를 지킬려는 노력은 계속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해왔다.


<텍스트는 젖줄이다>는 결코 쉬운 책은 아니다. 문법 시간에 귀에 닳도록 들은 말인데도 낯설다. 아직 입에 착착 감기지 않는다. 순우리말이 아닌 한자어라서 그런지도 모른다. 글은 글을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쉽게 읽혀야 글에 생동감이 넘치고 내 본말을 전달하려고 할 때 어긋나는 일이 없도록 해야한다는 생각은 여전히 그대로 갖고 있다. 이 책은 글쓰기에 지대한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다. 우리말의 구조와 특징, 쓰임새는 이 책 하나로 정리할 수 있다. 근데 파고들수록 까다로운 건 여전하다. 이를 죄다 기억하고 쓸려면 부단한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언어는 그 나라의 문화와 가치관이 함축되어 표현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요즘은 준말로 줄여서 쓰는 말이 유행이다. 앞 글자만 이어붙인 단어로 뜻을 규정한다. 지금은 SNS라는 양방향 의사소통 커뮤니케이션이 발달해있어서 줄여서 쓰는 일이 간편하지만 글을 그렇게 쓰더라도 말은 본래의 말 그대로 썼으면 좋겠다. 세대차이 전에 제대로 된 말을 알고나서 써야하지 않겠는가? 지적호기심은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할 때 찾아오는 희열감에서 찾아온다. 즉, 누군가 모르는 예쁜 순우리말을 알았을 때 자신만의 보물을 간직한 듯 달뜨던 때처럼 계속 갈고 닦아야 하는 일이 바로 글쓰기다. 글쓰기에 대한 강의는 여전히 대중들로부터 관심이 높은데 이런 대중서사론 입문을 다룬 책을 읽어도 좋고 문학작품을 읽어도 좋다. 


단, 관심을 끊지 않고 유심히 쓰려고 할 때 글쓰기도 어느새 늘어나며 말과 글이 일치되어 텍스트로 표현되는 생각들이 잘 정제된 채 쓰여질 수 있을거라고 믿는다. 항상 옆에 끼고서 두고두고 읽을만한 책으로 칼을 갈 때 쓰는 숫돌과도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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