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건의 신학이야기 : 모든 사람에게
김동건 지음 / 대한기독교서회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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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생활을 하다보면 신학은 별개의 분야인 것처럼 생각해왔다. 가령 신학대학교나 대학원에서 다뤄지는 학문이기 때문에 현학적이고 일반 사람들이 이해하기에는 어려울거라는 생각을 막연히 해왔다. 우리들은 기독교를 믿으면서 무신론자나 타종교인과 성경에 나온 얘기들로 인해 사실이냐 아니냐로 심한 언쟁을 벌이곤 한다.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 고등학교에 다닐 때였다. 같은 반 친구들과 종로에 있는 페스트푸트점 2층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창조와 진화를 두고 말다툼을 한 적이 있다. 근데 과학적으로 입증할 방법이 없었을 뿐더러 그만큼 지식이나 논리를 갖고 있지 못했다. 내 믿음과 신념 그리고 설교에서 들은 얘기들로만 그들을 상대해야 했다. 일일이 그들이 던지는 질문과 의문에 맞서서 명확한 답을 내리는 수 없는 것에 답답했었고, 다시는 종교에 관해서 깊이있게 대화하지 말자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사실 이 이야기를 풀어놓은 것도 교회에서 하나님과 예수님을 믿는 일반 성도들도 신앙과 신학을 분리해서 생각하다보니 뚜렷하게 대답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조직신학자인 김동건 교수가 쓴 <김동건의 신학이야기>는 일반 성도들에게 부족한 신학적인 부분을 되도록 알기 쉽도록 쉬운 말로 풀어서 썼다. 물론 교수이기 때문에 생소한 단어, 잘 안쓰는 한자도 보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신학의 기초를 세우기에 좋을만한 책이다. 52주간 QT를 갖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고 각 단원은 분량이 길지 않아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에도 좋다. 그리스도론, 성령론, 구원론, 교회론, 종말론 등 신학의 중심주제를 다루면서 내용은 무겁지 않았다. 막상 신학이란 말을 들으면 고리타분하고 재미없는 분야라서 나와는 별 상관없는 것이었다. 신학생이나 목회자들에게만 해당되는 영역인 것으로 오해하기 쉽다. 신학의 기초를 바르게 할 때 성경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었던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확고하게 지킬 수 있다. 교회에서 성경공부를 하는 이유도 신앙생활의 뿌리는 튼튼하게 자라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한 우리의 믿음을 막연함에서 확고함으로 바꿔준다. 그런 점에서 하나님을 믿는 기독교인이라면 반드시 공부해야 하며, 이 책은 그 필요성과 깊은 묵상을 하도록 돕는 안내서와도 같다. 국민일보에서 일년간 연재하면서 주는 공통된 메세지는 일반 성도들이 성경말씀과 말씀을 삶과 연결시켜주는 데 가교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신학이라는 것이다. 



결코 우리의 삶과 분리된 주제가 아니다. 신앙생활을 하다보면 성경말씀에 나오는 내용들에 많은 질문을 던지게 된다. 막무가내로 앞뒤 따지지 않고 무조건 믿으라는 건 이제 통용되지 않는다. 그렇게 말한다해도 곧이곧대로 따를 현대인이 아니다. 이제는 많은 정보들을 공유하고 알아낼 수 있다. 제한된 정보만을 얻을 수 없었던 과거와 달리 언제든 필요한 정보들을 듣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을만큼 사람들의 지식수준이 높아져간다. 현재 교회는 수많은 도전을 받고 있다. 그러나 위기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위기일 수 있다. 시대와 환경을 계속 변해가고 있으며 교회도 스스로 깨어져야 한다. 성령중심으로 언행일치하며, 말씀 위에 신학으로 단단해져야 한다. 과연 무신론자나 타종교인들을 설득시킬 수 있는가? 그들을 포용할 수 있는가? 자신의 생각과 뜻을 마치 하나님의 계시인 것처럼 왜곡하여 성경에 대한 잘못된 접근으로 변절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단단히 잘못되어갔다고 느꼈다. 이는 올바른 신학적 토대를 갖지 못한 채 성경말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경우다. 신학의 균형이라는 것은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지금까지 갖고 있던 편견과 오해, 왜곡된 틀을 모두 다 내려놓고 바른 신학 위에 설 때 하나님과의 교재는 더욱 깊어질 수 있다. 그러면 기독교인의 삶이라는 무엇인가? 기독교는 현재의 삶을 귀하게 보는 종교이다. 즉 미래에 대한 소망으로 현재를 의미있게 받아들이는 구조이다. (p.277) 성경은 효용성, 성취, 결과에 따라 판단하지 않는다. 삶 속에서 배우고 체험하는 모든 것이 의미가 있다. 하나님의 주신 삶이다. 삶에 하나님의 뜻이 있다. (p.279) 책을 읽다보면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어릴 적부터 목사님의 설교시간에 들은 이야기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교회에서 목사님의 말씀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설교시간에 전하는 말씀은 많은 영향을 주는데 성경말씀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믿음, 신앙생활은 달라질 수 있다. 



교회는 물질에 의존하는 순간 부패하기 쉽다. 송구영신예배가 끝나고 한 해의 점괴를 고르듯 성경말씀을 고르는 것이나 허무주의, 물질축복, 질병완치는 과연 교회의 참 모습인가? 세상 사람들로부터 개독교라는 말까지 들을 정도로 비난의 중심에 서게 된 원인들은 그들의 중심에 신학이 없기 때문이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 세상 모든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라는 말씀은 무엇이었는지 되돌아볼 때이다. 교회가 세상의 모습을 닮아있다면 이는 교회 내에서 바른 신학이 자리잡지 못한 이유에서다. 이 책을 통해 목회자 뿐만 아니라 모든 성도들이 바른 신앙생활을 하는데 기초가 되기를 바래본다. 충분히 일독해볼만한 책으로 후반부로 갈수록 우리 삶과 직결되는 도전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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