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시계 1 - 송지나 대본집
송지나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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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시계는 TV 드라마 역사상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1995년 1월 9일부터 2월 16일까지 SBS에서 방영된 드라마로 시청률이 무려 64.5%이다. 역대 드라마 시청률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으며 향후 이 기록을 깰 드라마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사회적으로도 큰 파장을 불러올만큼 모래시계 신드롬이 거세게 몰아쳤던 드라마였다. 사실 그 당시로써는 소재가 굉장히 파격적이었다. 故 김종학 PD와 송지나 작가라는 황금콤비를 탄생시켰고 수많은 패러디와 아류작들을 만들었다. 모래시계는 직접적으로 대학생들의 데모현장부터 5.18 광주민주화운동, YH 방직사건, 삼청교육대, 연좌제, 슬롯머신 비리 등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이야기를 적나라하게 다뤄서 큰 화제가 되었다. 당시 SBS는 민영방송사라 아마 가능했을 것이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그동안 군부의 눈치를 보느라 언급하지 않았던 내용들이다. 지금도 이 문제를 다룬다는 것은 껄끄럽고 큰 상처를 남긴 큰 현대사의 중요한 사건들이다. 이렇게 현대사에서 치부에 가까운 내용들을 드라마를 통해 가감없이 보여주었기 때문에 귀가시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람들이 열광하지 않았을까 싶다. 최민수, 박상원, 고현정, 이정재 등 당시 톱스타들이 대거 출연하였고 드라마의 완성도도 높았다. 모래시계 신화로 불릴 정도의 대단한 작품이 18년이 지나 대본집이 책으로 나왔다. 아마 내 기억으로는 처음이지 않을까 싶다. 대본집이 책으로 나온다는 건 그만큼 이 드라마의 작품성이 높다는 증거일 것이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처럼 등장인물의 대화, 지문까지 아주 세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책을 읽어나가다보면 마치 머릿속에 영상이 그대로 그려지는 것처럼 또렷하게 모래시계의 기억을 되살려주고 있다. 오히려 TV로 볼 때보다 더욱 작가적 상상력까지 더해져 읽는 맛이 난다. 대본집이라 해서 그냥 방송용이라고 생각했었으나 읽는 동안에는 그런 생각이 싹 지워질 정도로 송지나 작가의 역량이 대단하다고 새삼 느끼게 해준 책이다. 모래시계가 보여준 상징성과 시대적 문제의식이 총집결하여 나온 드라마라 지금 상황에서 이 책을 읽는다는 건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지금도 이런 작품에 비견될만한 드라마는 <여명의 눈동자> 정도 될 것 같다. 인간의 본질, 엇갈린 운명 속에서 고뇌하는 인간의 마음, 끝까지 혜린을 지키고자 했던 보디가드 재희의 충실함. 누구에게도 말 못할 시대적 아픔 속에 모래시계가 있었다. 총 24부작으로 방영된 모래시계는 1, 2권으로 나뉠만큼 대사량이 엄청나다. 하지만 지문 하나하나까지 읽다보면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던 모래시계라는 드라마를 영원히 기억 속에 남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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