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굴러가는 88일간의 자전거 유럽여행
김정희 지음 / 더블:엔 / 201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할 일 없으면 내년에 우리랑 유럽여행 같이 갈래? 회사는? 그만두지 뭐. 생각없이 내뱉은 문제의 이 한마디로 인해 저자는 급 유럽여행을 떠나게 된다. 솔직히 정말 부러웠다. 이렇게라도 유럽여행기를 떠난 사람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언젠가 갈 지도 모를 그 날을 기약하면서 꽤 두꺼운 책이지만 재미있게 읽었다. 저자가 정녕 캐논 S100으로 찍은 사진인지 의심될 정도로 구도로 훌륭하고 카메라의 품질도 뛰어났다. 마치 사진작가와 같이 여행가서 찍은건가 싶을 정도로 유럽의 모습을 잘 담아냈다. 88일간의 자전거 유럽여행은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를 시작으로 네덜랜드를 거쳐 이탈리아와 그리스까지 가는 긴 여정이다. 유럽은 90일간 머무를 수 없다는 셍겐조약에 따라서 일정을 짠 듯한 느낌인데 그래도 무려 3개월간 유럽을 돌아다니며 여행할 수 있다는 게 어디랴. 워낙 다른 서평에도 저자에 대한 칭찬으로 가득해서 기대감이 든 책이었다. 역시나 수줍음 타는 이 청년의 글빨은 재치발랄한데다 소소한 것까지 다 썼다는 느낌이 들었다. 오히려 이렇게 쓴 책이 유럽의 현지 분위기를 잘 살리고 여행을 같이 떠나는 것 같은 기분을 준다. 2013년 우수저작 및 출판지원사업 당선작에 뽑힐 정도이니 심사위원도 인정한 책이다. 유럽 곳곳을 자전거로만 여행을 떠나는 거라 허벅지가 퉁퉁거리고 발바닥이 아플만도 한데 <어떻게든 굴러가는 88일간의 자전거 유럽여행>은 완전 내 스타일이다. 지금까지 어디론가 막 여행을 떠나는 책들은 많이 읽었다. 20대초 청년이 미 대륙횡단을 하거나 동갑내기 부부가 1년간 러시아를 지나 유럽과 이란, 우즈베키스탄 등을 자전거로만 여행을 떠나거나 하는 책들은 모두 자전거라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모두 여행과 일탈, 모험, 자전거라는 공통된 키워드가 있었지만 크게 공감되지 않은 그들만의 도전기라는 느낌이 아쉬웠다. 노란색이 번쩍 눈에 띄는 이 책은 여행후기같은 친근함이 있다. 같은 동호회 회원이 현지에서 겪은 일들을 게시판에 올린 것 마냥 읽는 재미, 사진 보는 재미, 그들이 겪은 황당한 에피소드에 킥킥대며 여행의 참맛을 느끼게 해준다는 것은 가장 큰 차이점이다. 저자의 글빨이 얼마나 대단한지 앞에 언급한 책은 겨우 200페이지 남짓한데 무려 550페이지 달할 정도로 할 얘기가 많은가보다. 88일간이나 유럽 곳곳을 돌아댕기면서 해주고 싶었던 얘기와 에피소드들이 그만큼 많았던건지 모르겠다. 보통 다른 책보면 굉장히 두꺼운 분량인데도 책이 재밌으니 많다고도 볼 수 없다. 딱 그만큼의 이야기를 모두 담아냈다고 보면 될 정도다. 이렇게 흥미로운 책은 부러움과 질투를 한가득 안고 읽어줘야 한다. 내겐 누가 같이 유럽여행 가지고 할 사람이 없을까? 가자고 한다면 한 달 내로 정리하고 같이 떠날 용의도 있는데 말이다. 동성간의 여행은 사절이지만 여행도 운이 좋아야 하고 사람도 잘 만나야 한다. 그리고 타이밍도 잘 맞아 떨어져야 한다. 그동안 유럽여행이 아쉬웠다고 생각한다면 당장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 강력하게 추천하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