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더 리버 : 강과 아버지의 이야기

더 리버 - 강과 아버지의 이야기
마이클 닐 지음, 박종윤 옮김 / 열림원 / 2013년 9월

위대한 강! 강을 둘러싼 협곡에 와있는 듯 큰 감동을 받은 소설이다. 내 인생을 되새김질 하면서 어릴 적에 겪었던 일들을 떠오르게 한다. 표지가 오래되어 낡은 책을 연상시키는 <더 리버>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주인공 가브리엘이 5살 때 무리하게 카약을 타고 내려오던 젊은이들을 구하기 위해 강으로 뛰어든 아버지는 끝끝내 나오지 못한다. 이에 큰 충격을 받은 가브리엘은 강한 트라우마때문에 강이라면 무조건 피하고 무서워하곤 했다. 그에겐 유일한 낙이었던 구슬치기를 하면서 놀았는데 구슬치기는 가브리엘이 아버지와 즐겼던 놀이였기 때문이다. 가브리엘이 아버지를 잃은 아픔에서 완전히 벗어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 숱한 시간 속에서 도움을 준 사람들이 많았는데 어릴 적부터 항상 친하게 지내온 지미는 늘 가브리엘을 이해해주었던 친구다. 다른 친구들로부터 소외되지 않도록 모임에 끼워주고 놀림을 받지 못하도록 지켜주었다. 친할아버지와 같은 존재였던 미스터 얼은 강과 친해지는 법을 가르쳐주었고 가브리엘이 생전 처음으로 낚시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생일선물로 낚싯대를 선물해주기도 하는 등 아버지의 부재때문에 의기소침했던 가브리엘에겐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존재였다. 학교에서는 전임 선생님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대신 맞게 된 새로온 인디언 선생님을 통해서 인생의 큰 변화를 겪게 된다. 아이콰 아이콰나는 선생님의 제로키 이름으로 '위대한 강'이란 뜻을 갖고 있다. 콜링스워스 선생님은 가브리엘 생일날에 멋진 선물을 하는데 직접 그린 강과 산, 동물들을 그려진 평생 잊지 못할 선물이었다. 늘 가브리엘의 고민을 들어주고 상냥하게 대해주신 분이다. 시간은 흘러 친구들을 졸업 후 진학을 하거나 취업을 하지만 가브리엘은 가정형편이 어려워 고향에서 어머니를 모시면서 일한다. 그러다 어느날 대학에 진학한 지미로부터 연락을 받게 되고 뜻하지 않게 지미와 함께 온 친구들과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 여행에서 만난 태비사라는 또래 여자친구를 만난다. 강에 대한 두려움이나 아픔도 함께 모험을 하면서 치유되는 걸 느낀다. 한 눈에 반한 태비사와 함께여서 모든 두려움을 정복해나간다. 강은 인간이 억지로 정복하려들지 않고 몸을 그대로 강이 흐르는대로 맡기라고 한다. 태비사와 함께 한 여행으로 이제 강에 대한 두려움을 넘어 자신감을 얻게 된 가브리엘은 꿋꿋하게 주어진 상황과 부딪혀나간다. <더 리버>는 빼어난 배경묘사와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는 과정이 읽는 맛을 더해주는 책이다. 오랜만에 가슴을 두드리는 좋은 책을 읽은 것 같아서 마음이 따뜻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