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면, 추억하는 것은 모두 슬프다 - 나는 아버지입니다
조옥현 지음 / 생각의창고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에세이가 아닌 시집이었다. 교사로 정년퇴직한 뒤 노인으로서 사회 속에 겪은 일들을 시 한 편 한 편에 감정을 모두 담아냈다. 90세라면 사회 속에서 보호받아야 할 나이가 아니던가? 하지만 시를 읽어갈수록 마음 속으로 암울해진다. 나이들면 모든 것이 더없이 지나가는 것인지. 앞으로 살아가야 할 날이 많은 젊은 사람들은 멀게만 느껴질 이야기일 수 있을 것이다.


치매를 겪고 있는 아내를 끔찍히도 아끼는 남편이 있다. 앵무새를 샀는데 나이가 많은 것 같다고 교환해달라고 할 때 야박한 젊은이로부터 싫은 소리를 듣다가 그대로 되돌아온 노인이 있다. 그 앵무새는 몇 달 못가서 죽었다. 동방예의지국이라고 해서 노인을 공경하는 유교사상이 지배했던 우리나라였는데 이제는 그것마다 희미해지는 것은 아닌가 싶다. 노인이 겪는 일상 속에서의 이야기들은 민망할 정도로 사회에서 소외시키는 것은 아닌가 싶다. 70세 넘으면 할부를 받지 못한다는 대리점 직원의 얘기에 실소가 나온다. 실버산업이라고 노인층을 잡을려고 마케팅 펼칠 때는 언제고 할부 가능한 나이대가 70세 이전이라니... 저자가 받았을 상처와 외로움이 그대로 전해오는 듯 싶다.


시는 간결하다. 운율을 생각하지 않고 읽는다면 에세이처럼 읽히기도 한다. 깊이 내려앉은 슬픔이 곧 노인의 다른 말인 외로움이라고 보면 추억하는 것이 슬프지 않도록 기쁘게 주어진 삶을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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