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力사전 - 세상을 읽는 힘
김동주 지음 / 종합출판(미디어)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다른 의미로 독특한 책이다. 이와 비슷한 사례가 예전에 온라인 상에서 학교에서 쓰이는 용어들을 새롭게 재해석해서 인기를 끌었던 사이트가 있었다. 우리가 알고 있었던 용어를 서로 다른 관점에서 직설적으로 해석을 내리는 것이 쇼킹하면서 공감을 하며 봤던 기억이 난다. <인문力 사전>은 독설과 풍자, 위트, 명언이 함께 뒤섞여 있다. 처음 이런 시도를 하게 된 것은 무려 100여년전에 미국작가인 앰브로스 비어스가 '악마의 사전'을 출간하면서라고 한다. 당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킬만큼 충격적이었나보다. 


[학교]에 대해서 정의한 것을 보면 '남에게 사기를 치려고 머리 싸매고 배우는 곳', '다양한 사람들을 획일적으로 찍어내는 인간벽돌 개조공장' 이렇게 정의내린 걸 보면 정말 촌철살인이구나 싶다.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는데 배움의 장소인 학교에서조차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성적결과로 학생의 모든 것을 판단한다. 자신의 재능을 펼치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인생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곳은 극히 드문 것이 현실이다. 꿈을 밟아버리는 교육이 아니라 꿈을 실현시킬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학교만이 참된 교육을 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실업자/백수]라는 정의를 보자. '직장을 구하기 전 1주일에 딱 7일만 노는 사람'. 관련예문도 실려있는데 '지독한 직장 주인 밑에서 고통받는 것이 주인없는 곳에서 받는 고통보다 낫다'. 깔끔하게 한마디로 정의를 내린다. 어디서든 써먹어볼만한 글귀이지 않은가? 누군가 어떤 단어에 대한 정의를 내려보라고 할 때 <인문力 사전>에 나온 것을 써먹는다면 유쾌하고 촌철살인을 잘하는 사람이 될 것 같다. 우리가 쉽게 생각했던 것과 다른 해석이 내리니까 그 점에 더 신선했던 것 같다. 여기서 더 나아가 덧붙인다면 일베에서 쓰이는 단어도 별책부록처럼 넣으면 색다를 것 같았다. 책에서 왕따라는 단어가 혹시 있을까 싶어서 찾아봤는데 찾지 못했다. 


책에서 아쉬운 점을 꼽자면 배려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단어를 쉽게 찾을 수 있는 장치가 모두 배제되어 있다. 색인표, 단어 참고시 해당 단어의 페이지 번호, 책 날개 부분에 자음을 넣어 현재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이 모두 빠져있다. 사전으로써 가치를 높이기 위해 만들어졌다면 조금 책 분량이 늘어나더라도 이 부분도 신경써서 마무리했다면 더욱 훌륭한 사전이 되었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아있다. 


당신은 세상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개인마다 다 다르다. 개인의 신념, 이념, 가치관에 따라서 시각차는 분명 존재한다. 이 책에 나와있는 단어에 대한 정의를 내릴 때 독설 속에 담긴 뜻을 잘 새겨들어보면 그 이면에 깔린 깊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의 지혜가 담긴 얘기를 함축시켰기 때문에 볼 때마다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정의내릴 수 있는 사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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