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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금 이야기
레베카 조라크.마이클 W. 필립스 주니어 지음, 서소울(정세라)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6년 5월
평점 :

※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예로부터 금은 신성시된 금속 물질이었다. 금장식은 지배계층인 왕과 귀족에 한정되었고, 권력의 상징이자 부유층의 전유물로 독점되었다. 종교계에서 금은 신에게 경의를 표하는 데 있어 적합한 매개체였고 고귀한 의식과 의례를 행하는 건축물과 상징물, 장식품에는 으레 금이 쓰였다. 과학 기술 발전에도 한몫을 했는데 금이 가진 특성상 자외선 반사 효율이 높아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18개 거울을 금으로 코팅했다. 보이저 1~2호에 금으로 코팅된 레코드판을 실은 것도 금의 영구성이 외계 문명에 전파하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금이 우주 탐사의 핵심 소재가 된 이유다. 이렇듯 금은 인류 역사와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금속 물질이다.
금은 안전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금 채굴과 골드러시가 끊이지 않는 걸 보면 인간의 탐욕과 갈망은 멈출 기세가 없어 보인다. 과학자들이 밝혀낸 바에 따르면 우주에 존재하는 금이 운석 같은 중성자별 충돌과 합병이 이뤄졌고 그 과정에서 행성의 핵 속에 가라앉아 있다가 지표에 퇴적되면서 만들어졌을 거라 추정한다고 한다. 지구가 형성될 당시의 금 추정 매장량이 1,600조 톤이라고 하니 지구 어딘가의 금광에선 금을 채취하기 위해 수많은 노동자들이 하루 10시간 이상 장시간 노동을 하며 채굴하고 있을 것이다. 쓰임새에 따라 신성시되다가도 인간의 탐욕과 욕망으로 인해 소유할 수 없는 하층 노동자 계급을 착취하며 흘린 피로 쟁취할 수 있었다.
세계사적 관점에서 역사, 종교, 경제, 예술, 과학 등 각 분야별로 흥미롭게 쓰인 책이다. 수록된 올 컬러 사진은 생생하게 보는 재미를 주었고 여전히 유효한 금의 가치가 시대에 따라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에 대해서 살펴볼 수 있었다. 기축통화인 지정 화폐가 등장하기 이전까지 금은 상거래 시 화폐 단위로 인정되어 통용되었다. 19세기에 접어들어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금본위제를 채택했고 자국 화계의 가치를 특정 양의 금에 고정한다는 약속이었다. 그러다 1971년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이 브레턴우즈 금환본위제를 일방적으로 종식하면서 금본위제도 막을 내렸다.
최근 중동 전쟁 당시 국제 정세가 불안해지니 금 시세는 놀라운 폭으로 상승했다. 금 자체가 화폐보다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유사시엔 자금을 확보하기 좋은 수단이다. 인류의 흥망성쇠에 금 보화는 그야말로 부를 축적하기 제일 좋은 자산이었던 것이다. 금에 얽힌 세계사 이야기는 참 흥미진진했으며, 수천 년에서 수만 년 사이의 인류사에서 금의 상징성과 부유함의 증표로써 그 가치가 영속적이라는 것은 놀라웠다. 결혼식장에 신랑과 신부가 서로 결혼 예물로 맞교환하거나 돌잔치에 아기 선물로 돌 반지를 끼우는 등 유한한 인간의 삶 속에 금의 변치 않는 영구성이 사람에게 어떤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책을 읽으면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