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조, 담다
권동희 지음 / 지성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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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탐조란 무엇을 뜻하는가? 한자 그대로 자연 상태에 있는 새들의 모습을 관찰하거나 즐기는 행위를 말한다. 18세기 경 영국을 중심으로 한 유럽에서 최초로 시작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지구상에는 약 11,000여 종에 이르는 약 500억 마리의 새가 서식한다고 하니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2025년 6월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관찰된 새는 598종이다. 그중에서 탐조인들로부터 가장 사랑받고 있는 대표적인 새 66종을 선별하였고 이를 사계절 별로 분류하여 책을 구성하였다. 또한 2009년 이후 16년이 지난 2025년 6월에 발간된 <한국조류목록> 개정판을 토대로 새롭게 추가하거나 제외된 종을 실었다.


이 책은 두께가 상당하여 총 544페이지의 양장본으로 매우 묵직하다. 대부분 탐조하면서 포착한 새들의 생생한 순간을 담은 사진들로 채워져 있고 장소, 시간, 기간을 꼼꼼하게 기록했다. 읽다 보면 한정된 지면에 많은 사진을 수록하려다 보니 주객이 전도된 것처럼 전시 도록과 같은 인상을 받게 된다. 탐조 전문가답게 사진을 매우 훌륭하나 새를 설명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살짝 아쉬움이 들었다. 새를 설명하는 지면 할애에 있어 편차가 심하게 나며 이를 사진으로 대체한다는 느낌이다. 새를 관찰하면서 겪은 재미있는 에피소드나 탐조 포인트마다 관찰 요령을 실었다면 흥미진진한 책이 되었을 것 같다.


편집을 살펴보면 '탐조하기' 단락에서 사진 설명의 괄호와 제목 사이 간격이 좁다. 전체적으로 볼 때 사진을 꽉꽉 채우다 보니 일관성 있는 편집이 유지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판형이 작아 보인다는 착시 현상을 불러일으킨다. 탐조하며 촬영한 새를 감상한다는 즐거움과 그 새에 관해 더 알고 싶은 욕구 사이에서 간극을 줄였다면 더 좋은 책이 되었을 듯싶다. 현재 우리나라의 탐조인이 10만 명 이상으로 2천 년대 들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고가의 망원렌즈나 망원경이 아니면 날쌘 새들의 모습을 포착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많은 시간과 인내심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 노력들이 책에 고스란히 반영되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내내 들었다.


새 66종을 사계절 별로 실었는데 새에 관한 자세한 설명과 탐조 기록(월일 시가 아니라)이 빠져 재료는 훌륭하나 그 재료를 요리에서 잘 활용하지 못한 느낌이다. '부록 1'에 '대한민국 탐조 국민 포인트 베스트 14'를 실었음에도 구색을 맞추기 위해 끼여 넣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아쉬움을 제외한다면 수록된 사진의 퀄리티는 놀라울 정도다. 근접 거리에서 새들의 생생한 순간들을 잘 포착했기 때문이다. 선명하게 찍은 사진을 컷 단위로 볼 수 있다는 것은 이 책이 가진 매력 포인트다. 멸종 위기 동물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이 시대에 탐조인의 기록 하나하나가 매우 소중한 가치를 지닌다. 새에 대한 관심이 높다면 절대 놓칠 수 없는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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