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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하버드에 오다 - 1세기 랍비의 지혜는 지금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하비 콕스 지음, 오강남 옮김 / 문예출판사 / 2026년 1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읽으면서도 8~90년대 혹은 2000년대 초반대까지만 해도 타 종교에 대해 배타적이었고 보수적인 종교관을 갖고 신앙생활을 했었다. 아직도 기억나는 건 고등학교 다닐 때 보신각 옆 2층 버거집에서 학교 친구들과 창조론 vs 진화론을 두고 열띤 토론을 벌였을 때이다. 그때는 시야가 좁았고 교회 학교에서 배우고 알던 것이 전부였다. 최근 괴베클리 테베처럼 기원전 1만여 년 전에 지어진 건축물이 발굴되고 440만 년 전 유인원 화석들이 나오다 보니 여러 가지 생각이 들던 참이다. 20년간 하버드대학교에서 사랑받은 명강의를 읽을 수 있어서 너무나도 좋았고 유익했다.
성경 속 이야기를 더욱 객관적인 시각에서 솔직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 현재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실제적인 윤리적 삶과 문제를 고민할 때 성경으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를 놓고 여러 가지로 생각할 것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책을 읽은 후 조금은 타 종교에 대해 개방적인 자세로 바라보게 되었고 중심만 바로 선다면 종교관이 보수적일 필요는 없겠다고 생각한다. 저자가 쓴 대로 요즘 시각에서 예수와 그 시대 상황을 바라본다면 맹목적이고 불필요한 상상을 덧붙이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이 책에서 좋았던 점은 현학적이지 않고 가독성이 높으면서 매우 현실적으로 성경을 해석하고 있다.
반드시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누구라도 읽어볼 만한 책이다. 종교적인 색채가 짙다기보다 교양서에 가깝다. 과거 사회와 달리 현대에 와서는 비대해지고 복잡하게 얽힌 문제들이 많다 보니 기술의 발전 속도만큼 생각하고 판단을 내려야 할 일들로 넘쳐난다. 과도해진 정보량과 매일 들려오는 사건·사고들로 인해 무관심과 정신적 공허함도 심각하다. 낙태와 안락사 등 윤리적 딜레마를 놓고 의견이 서로 엇갈리며 사회적 불평등과 정치 갈등, 공정, 연대, 죽음에 관한 문제까지 무엇 하나 쉽지 않다. 해답은 항상 멀리 있고 비윤리적인 문제 앞에 시험당하는 기분으로 살아간다.
만약 이 책이 처음으로 출간된 2004년에 읽었다면 아마 지금쯤은 종교관이 많이 달라져 있을 것 같다. 각자의 다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했을 것이며 성경을 문자 그대로 해석할 것이 아니라 열린 마음으로 읽었을 것이다. 좁아진 시야로 믿음을 강요받기 보다 예수의 지혜를 얻으려 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편협하지 않고 유대 랍비 예수가 말하고자 하는 비유를 묵상하며 지냈을 거라 생각한다. 아껴가며 읽고 싶을 만큼 매우 훌륭한 책이다. 기존 방식과는 분명 달랐고 윤리적 선택의 문제를 오늘을 사는 우리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좋은 본보기가 되어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