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읽어야겠다고 마음은 먹었지만 미뤄뒀던 <위대한 개츠비>를 최근에 완독했다. 동명 영화가 2013년 5월 16일에 이미 개봉했고 내가 읽은 민음사 2판 12쇄는 공교롭게도 2013년 3월 25일이다. 아직 그 영화를 보지 못했지만 원작 소설과 비교하면서 보는 맛이 있을 것 같다. <위대한 개츠비>를 읽기 전에 개츠비라는 인물에 대해 가진 이미지는 성공한 젊은 사업가로 엄청난 부를 축적한 인물이었다. 다 읽고 나서 느낀 건 완전히 정반대였고 아메리칸드림보다는 가진 것 하나 없는 젊은이가 첫 만남부터 반해버려 잠깐 사귀다 사랑하게 된 부잣집 미인(데이지)을 향한 일방적인 사랑이 비극적인 결말로 끝났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톰 뷰캐넌)과 결혼해 유부녀가 된 그녀를 다시 차지하기 위해선 같은 레벨 이상으로 자신의 학력과 부를 맞출 필요가 있었다. 옥스퍼드 출신도 아니었고 마이어 울프심과 같은 조직 폭력계 두목 휘하에서 당시 불법이었던 밀주 판매와 훔친 증권을 불법으로 판매하거나 도박하는 방법으로 짧은 시간에 엄청난 재산을 모으게 된다. 그 재산으로 뉴욕 웨스트웨이에 휘황찬란한 대저택을 구입하고 연일 호화로운 파티를 연신 벌이게 된다. 가까운 곳엔 닉 캐러웨이가 살고 있었고 파티에 대한 소문이 퍼져 닉과 조던 베이커를 통해 데이지에 접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읽고 나면 알겠지만 이 책에서 그나마 정상적인 사고를 할 줄 아는 사람은 닉 캐러웨이밖에 없고 대부분은 환상과 이상에 사로잡혀 있다는 사실이다. 천민자본주의에 빠진 듯 대공황이 오기 전까지 경제 호황으로 넘실대던 1910~20년대 미국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쓰레기 계곡 옆에서 정비소를 운영하는 월슨의 아내 머틀 윌슨이 유부남이었던 톰 뷰캐넌과 불륜을 맺고 그의 정부가 된 것도 다 돈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래서 돈도 제대로 못 벌고 비실비실한 남편을 구박하며 험한 말을 쏟아낸 것이다. 맨해튼과 이스트 에그, 웨스트에 그 중간에 있던 플러싱은 이에 비해 가난한 사람들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