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지키는 나라 - 싸우고 증명하며 기록한 112일간의 탄핵심판 이야기
대통령(윤석열) 탄핵소추위원 법률 대리인단.국회 소추위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지음 / 푸른숲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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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그날은 평소와 다를 것 없었다. 하지만 눈을 뜨고 맞이한 아침은 모든 것이 달라져 있었다. 내가 잠든 그 시간에 대한민국은 매우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2024년 12월 3일 밤 10시 28분에 비상계엄이 선포되었고 다음 날인 12월 4일 새벽 1시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가결되었으며, 새벽 4시 30분이 되어서야 비상계엄 해제 선언이 되었다. 소식을 들은 시민들이 국회 앞으로 몰려가 계엄군과 경찰에 맞섰고, 국회의원이 월담을 하거나 국회에 진입할 수 있도록 십시일반 도왔다. 이 모든 일들이 생방송으로 중계되고 있었고, 수많은 시민들이 목격했다. 대명천지에 비상계엄 선포라는 믿을 수 없는 일이 대한민국 한복판에서 벌어진 것이다. '12.3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심판 타임라인'을 보면 6개월이 주마등처럼 흐른다.


이후로 여의도광장은 12월 7일과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기까지 응원봉이라는 빛의 혁명으로 뒤덮였다. 전국 곳곳엔 비상계엄을 규탄하는 시민과 비상시국 선언을 하는 등 2025년 4월 4일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이 인용될 때까지 남태령과 한남동, 광화문, 헌법재판소 앞에서 집회가 끊이질 않았다. 그 6개월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다. 믿기지 않는 일들이 연일 벌어졌고 헌법 수호자에 의해 헌법과 민주주의는 무참히 짓밟혔다. 온갖 궤변과 거짓말, 요설들이 난무했고 수차례 체포 불응 끝에 1월 15일 2차 체포영장 집행 끝에 체포되었지만 어이없게도 3월 7일 중앙지법은 구속취소를 결정하고 3월 8일 대검찰청은 즉시항고를 포기하면서 석방되는 등 비상식적인 일의 반복이었다. 


모든 국민들이 다 지켜보았고 영상으로 기록되었지만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살면서 1980년과 2025년 두 번의 계엄이 있었고 3번의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있었으며, 2번이나 현직 대통령이 파면되었다. 이 책은 총 17명으로 구성된 탄핵소추 대리인단과 국회 소추의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 기록한 탄핵심판 이야기를 실었다. 최종변론 전문을 실어 이번 탄핵심판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소상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헌법의 근간이 무너졌고 여전히 내란은 진압되지 않았다. 불과 지난 3년여 만에 일어난 일이다. 정치에 큰 관심을 갖거나 집회에 나서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지만 12.3 내란 사태 이후로 개혁의 필요성이 절실해졌고, 우리들의 삶과 밀접하게 관계되어 있다는 걸 이번에 알게 되었다.


훗날 역사로 기억될 12.3 내란 사태 이후 112일간의 탄핵심판 이야기는 두고두고 읽혀야 할 기록이다. 평화롭던 평일 느닷없이 선포한 비상계엄을 시민들이 뛰쳐나가 온몸으로 막아섰고 부당한 명령에 소극적으로 대처하거나 헬기 진입을 지연시킨 군인들의 판단은 비상계엄을 해제하는데 결정적이었다. 그들이 시간을 벌어주는 동안 국회의사당 안으로 국회의원이 들어갈 수 있었고 결국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은 만장일치로 가결되었다. 절대 잊지 말아야 기억이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할 수 있다면 우리는 당연히 헌법 수호와 민주주의를 지키는 입장에서 바라봐야 한다. 생생하게 중요한 순간들이 6개월을 지나는 동안 각인되었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인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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