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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유명 패션 디자이너 50인
르쁠라(박민지) 지음 / 크루 / 2025년 6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이 책은 마치 20여 년간 패션 디자이너로 일해온 현직 패션 디자이너인 저자가 존경하는 세계적인 유명 패션 디자이너 50인에게 보내는 헌사와도 같다. 여기 소개된 50인 명단을 보면 패션 디자이너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브랜드는 세계적이어서 어디선가 한 번은 이름을 들어봤을 것이다. 이름 자체가 브랜드이기도 하고 패션계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인물이라 보는 재미가 있다. 책 구조는 일관되게 동일한 형식을 띈다. 인물 일러스트 초상화와 명언으로 시작해 저자의 경험담과 패션계에서 어떤 사람인지 자신의 생각을 담은 다음 생애 이력으로 마무리되는 구조다. 두꺼운 양장본이지만 판형이 크기 때문에 여백이 여유로워 매우 잘 읽힌다. 패션 디자이너의 대표작을 보면 그들의 개성도 엿볼 수 있다.
지면 관계상 각 인물마다 깊이 있는 서사를 기대하긴 어렵다. 그들의 일대기를 다루려면 50권을 써야 할 것이다. 다만 개괄적으로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패션 디자이너가 누구인지 한 권에서 만나본다고 생각하면 값진 경험이다. 물론 패션에 관심을 가졌거나 관련 업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얘기할 거리가 무궁무진할 것이다. 패션 디자이너를 열거하며 열띤 토론을 하는데 패션계에 어떤 영향을 끼쳤고 그들의 대표작을 검색해 보면서 특유의 개성과 패션 감각을 두고 칭찬하느라 정신없이 얘기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패션에 특별한 관심이 없는데도 익숙하게 들은 이름이 많았다. 깊게 생각하지 않고 저자가 들려주는 얘기만 봐도 재미있다. 저자가 직접 보고 느낀 경험담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패션 디자인계가 생생하게 들린다.
현재 패션 디자인계는 이들에 의해 유행을 선도하고 그들만의 독특한 디자인 감각으로 브랜드를 주름잡고 있다 해도 과언을 아닐 것 같다. 사실 궁금했던 건 그들만의 고유한 패션 디자인이다. 너무나도 독보적이라 다른 누구도 흉내 내기 어려운 디자인의 원천은 어디서 나왔으며 발휘하게 되었는지 궁금했다. 그들이 제작한 옷을 입고 런웨이를 걷는 모델들의 자부심도 남다를 것 같다. 그들이 제작한 액세서리나 가방, 속옷, 구두도 그 자체로 명품이 된다. 창의적인 디자인에 예술적인 의미가 부여되면 가치는 더욱 상승하게 마련이다. 패션 디자이너를 선망해서 특정 브랜드를 고집하는 사람도 있으리라 본다. 우리나라에도 앙드레 김 선생님과 같은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