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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 철학 신박한 정리 - 한 권으로 흐름을 꿰뚫는 생각의 역사
박영규 지음 / 김영사 / 2025년 4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인류 역사에서 동서양의 수많은 철학자들이 탄생했고 그들이 정리한 이론과 사상은 후대 사람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 책은 고대 그리스 철학부터 고대 중국 철학, 이성 중싱의 동서양 철학, 19세기와 20세기의 현대 철학까지 제법 유명한 철학자들을 총망라하여 한 권으로 정리한 책이다. 워낙 많은 철학자들을 다루다 보니 그들의 핵심 사상 위주로 간단하게 정리했다.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룬다기 보다 철학자들의 삶과 에피소드, 주요 사상에 대한 것들을 간단하게 짚고 넘어간다는 개념으로 읽으면 된다. 원래 철학자를 본격적으로 다룬 책들을 꽤 두껍고 읽기 어려운데 반해 이 책은 대중교양서로 동서양 철학의 전체적인 계보와 흐름을 파악할 정도로 간단명료하게 압축했음에도 500쪽에 달할 만큼 분량이 많다.
하지만 분명 아쉬운 점이 크다. 동서양 철학이라고 했지만 사실 유럽과 중국 철학 위주로 한정되었기 때문이다. 서양 철학은 고대 그리스에서 유럽 지역에 국한되어 소개되었고, 동양 철학은 중국 철학자만 소개하다 보니 대중에게 잘 알려진 철학자로 축소시킨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한국, 일본, 미국, 인도, 이집트, 중동 지역은 아예 빠져있다. 그러니까 주요 철학으로 인정되는 철학자들로만 신박하게 정리했다는 것이 한계점도 분명하게 지니고 있는 것이다. 아마 지역에 얽매이지 않고 우리가 알고 있는 철학자들만 다뤘어도 3권 분량은 족히 나왔을 것이다. 동서양 철학이지만 부제는 유럽과 중국 철학의 모든 것이라고 해야 옳다. 물론 책에서 소개한 철학자들도 사람들의 생각과 논리, 사상에 깊은 영향을 주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한 권으로 수많은 철학자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건 이들이 세상을 사유하며 학문에 몰두하기까지 서로가 서로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그들만의 철학과 사상을 정립해나갔다는 것이다. 철학은 곧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를 깨닫고 이해하기 위한 학문이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 깊이 있는 생각과 지혜를 얻기 위해 수많은 시간을 탐구하고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을 겪었던 것이다. 철학자들의 사상이 절대적으로 진리이며, 추종해야 할 사상이라고 믿기보다는 그들이 했던 다양한 생각과 주장, 논리를 사유하며 내 삶에 맞게 적용시키면 되는 것이다. 철학을 깊게 뿌리내리면 외부에 어떤 유혹이나 거짓된 말에 흔들리지 않는다. 세상을 어떤 기준에 두고 살아가야 하는지 깨달으려면 그 중심에 확고한 철학을 갖고 있어야 한다. 수많은 철학자들을 만나야 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