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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마을 같은 독일 소도시 여행
유상현 지음 / 꿈의지도 / 2025년 2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중세 유럽의 건축물을 잘 보존해 온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으로 초토화된 마을을 복원시켜 도시 전체가 마치 디즈니랜드 내 테마파크처럼 아기자기하고 동화책에 들어간 듯 아름답고 예쁘다. 사진만 봐도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절로 들었다. 독일이라는 나라에 가지고 있던 선입견이 사라진 기분이다. 삭막하고 딱딱한 분위기로 으레 짐작하기만 했는데 각 소도시마다 갖가지 사연과 그림 같은 풍경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저자는 무려 100여 곳의 도시를 여행 다녔는데 그중 35곳만 추려 책에 담았다. 국내 여행도 지방 소도시를 다니면서 여행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독일 소도시에 어떤 매력이 있길래 독일을 여행하다 작가가 되었을까? 35곳을 독일 남부, 서부, 동북, 북부로 각 파트를 나눠 소개하는 이 책은 소도시만이 품을 수 있는 독특한 느낌을 선사한다.
디즈니 영화가 시작할 때 나오는 성이 퓌센의 노이슈반슈타인 성을 모티브로 삼아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둘을 비교해 보니 닮았다. 실제 노이슈반슈타인 성은 시골에 외진 첩첩산중 절벽 위에 백조 모양을 본 따 세워진 성이라고 한다. 하이델베르크, 프랑크푸르트, 뮌헨, 바이마르, 바텐베르크, 베를린, 포츠담, 브레멘, 함부르크 등 익숙한 도시명을 찾을 수 있었는데 트리어라는 도시에는 로마제국 전성기 때 지어진 포르타 니그라 성벽 출입문과 카이저테르멘 목욕탕, 뢰머 다리, 콘스탄틴 바실리카 대성당이 견고한 모습으로 남아있어 로마의 방어시설로 지어진 옛 도시의 흔적으로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이렇듯 독일은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명소가 많아 여행을 다닌다면 분명 색다른 재미와 추억을 쌓을 수 있는 나라인 것 같다.
분명 책으로 엮어내기에 좋을 훌륭한 소재인데도 불구하고 재료를 맛있게 버무리지 못해 안타까웠다. 책에 수록된 사진은 동화 같은 독일 내 소도시를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었지만 읽는 내내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는 지점이 많았다. 구태의연한 표현은 차치하더라도 분명 소도시 여행이라고 책 제목을 붙였는데 여행을 다닌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아서다. 정확하게 말하면 독일 소도시 여행이 아니라 소도시 소개라고 불러야 맞다. 보통 여행 서적을 읽으면서 궁금해할 만한 부분이 생략되어 있다. 저자가 소도시를 직접 여행 다니면서 겪은 에피소드도 없고 그 지역에서만 먹을 수 있는 특색 있는 맛집에 대한 이야기나 현지인과 겪은 이야기도 없다. 소도시의 역사와 특정 장소를 소개하는 것이 전부라서 각 도시가 할애된 분량은 적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