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순례길 여행
이준휘 지음 / 덕주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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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저자는 종교적인 의미로 한정된 순례라는 범위에서 벗어나 "자신의 내면과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하는 성찰의 과정"으로 종교 성지, 역사 탐방, 녹색, 마을이라는 4가지 주제로 분류하여 50개의 순례길을 소개한다. 짧게는 1시간 45분에서 길게는 10시간 23분이 걸리는 산책과 고행을 넘나드는 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놀라웠던 건 여전히 걷고 싶을 만큼 아름다운 도보 코스가 많다는 사실이다. 알고 있거나 걸어본 길은 손에 꼽을 정도이고 대부분은 전혀 몰랐거나 걸어보지 않은 길이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지자체에서 경쟁적으로 둘레길 혹은 순례길을 정비하기 시작하더니 다양한 도보 코스가 많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도심을 지날 때보다 나무가 빼곡하게 들어선 숲길을 걸을 때면 잡념이 사라지고 아름다운 자연을 바라보며 행복함에 젖어들 때가 있다.


도보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분이 있다면 주저 없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무수한 사연을 간직한 길 위를 걷는 여정이 단순히 걷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를 알고 나면 새삼 풀 한 포기도 다르게 보이듯 의미 있는 도보 여행이 될 수 있어서다. 처음 가보는 둘레길이나 순례길을 걷기 위해선 많은 정보들이 필요하다. 저자는 필요성을 인식했는지 '경로 안내도'에선 지도와 함께 도보 코스 길을 상세하게 표시해두었고 '길머리에 들고 나는 법'에서 자가용과 대중교통 정보를, '길라잡이'에선 안내 표지판 정보를, 식사와 보급, 숙박 정보와 탐방 가이드, 고도표까지 꼼꼼하게 챙겼다.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내겐 대중교통 시간표와 식당, 숙박 정보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걷는 길 중간에 식사나 간단한 요깃거리를 해결할 수 있는 음식점이 없다면 미리 식수와 음식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 둘레길, 치악산 둘레길, 한양도성 순성놀이, 생명사랑 밤길걷기, 천주교 순례길, 사려니숲길 등을 걸어봤지만 아직 걸어보지 못한 길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몇 시간씩 오르내리는 길을 걸을 때면 땀도 많이 흘리고 턱 밑까지 숨이 차서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걷기를 포기할 수 없는 건 나를 짓눌리던 현실에서 벗어나 자연이 가져다주는 편안함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걸어보고 싶다고 생각한 길이 많았다. 대부분 먼 곳에 있지만 도보 여행으로 삼기에 좋다는 생각했다. 생생하게 찍은 사진과 자세하게 풀어놓은 그 길에 담긴 이야기를 읽으면서 순례길을 걷는다는 건 역사를 걷는 것처럼 느껴졌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 갔을 길을 오늘을 사는 우리가 천천히 걸으면서 작은 깨달음이라도 얻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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