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셰익스피어는 37편의 희곡을 집필하고 여러 권의 시집(소네트)을 남긴 당대 최고의 극작가였다. 그의 작품을 처음 읽게 된 것은 햄릿, 오셀로, 리어 왕, 맥베스가 포함된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으로 붙잡고 읽은 1~2달 동안 작품 세계에 푹 빠졌던 기억이 난다. 너무나도 유려한 문체와 인간 심리를 꿰뚫어 본 듯한 섬세한 감정 묘사가 탁월해서 닮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가 태어난 1564년은 르네상스 시대와 겹쳤던 시기로 그의 작품이 무대 위에 올려졌을 때를 상상해 보면 현재까지도 두루 읽히며 사랑받는 고전으로 남은 이유를 알 것 같다. 아름다운 문장과 극적인 이야기 전개는 영화와 연극, 뮤지컬로 재해석되며 후대 작가들에게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끼치며 영감을 주었는지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을 쓴 저자도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문장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다는 열망으로 간결하게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하고 작품에서 발췌한 문장을 영문장과 함께 실었다. 책 구성은 총 PART 4로 나눠 <PART 1 - 마법 같은 사랑과 운명 속으로>라는 주제로 '십이야, 템페스트, 로미오와 줄리엣, 한여름 밤의 꿈'을, <PART 2 - 로맨스 코미디의 서사>라는 주제로 '윈저의 즐거운 아낙네들, 베로나의 두 신사,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PART 3 - 각자의 정의에 대한 딜레마>라는 주제로 '율리우스 카이사르, 베니스의 상인, 심벨린, 햄릿'을, <PART 4 - 인간의 욕망과 권력에 대하여>라는 주제로 '리어 왕, 오셀로, 맥베스'로 14편의 작품을 엄선하였다. 이미 읽어본 작품이 있는 반면 처음 들어보는 작품도 있었다. 작품 설명과 함께 아름다운 문장을 만난다는 건 또 다른 의미로 전체 작품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셰익스피어의 문장을 직접 필사하거나 여러 번 되새기며 곱씹을수록 극 대사에 최적화되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런 희곡은 눈으로만 읽을 때와 달리 입으로 대사를 읊었을 때 느낌은 확연히 다르다. 등장인물 입장에 서서 몰입하게 되고 감정이입까지 되어 희로애락을 느낄 수 있다. 영국 최고의 극작가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탄생한지 400년이 지났음에도 현재까지 사랑받는 이유는 인간의 감정을 작품 속에 잘 그려냈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듯한 등장인물들의 심리적 갈등, 대사는 아름다운 명문장과 만나 눈부시게 빛난다. 누군가에겐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다시 상기시키는 책이 될 것이고, 입문서로써 마중물 같은 책이 될 것이다. 아마 이 책을 통해 셰익스피어가 남긴 작품 속으로 깊이 빠져드는 시간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