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이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 : 히치하이커와 동물학자의 멸종위기 동물 추적 프로젝

이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 - 히치하이커와 동물학자의 멸종위기 동물 추적 프로젝트
더글러스 애덤스.마크 카워다인 지음, 강수정 옮김 / 현대문학 / 2024년 3월

문득 주어진 현실이 각박하고 힘들어서 애써 외면했던 문제들을 생각해 본다. 당장 먹고사는 문제나 해결해야 할 일은 아니지만 언젠가 지구상에서 사라질지 모르는 동물에 대한 얘기라면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생각해 보면 지구상에 얼마나 많은 동물들이 살아가고 있는지 우리는 모른다. 우리가 보았거나 알고 있는 동물들로 한정하면 아마 동물원에서 본 것이 전부일 수도 있다. 이 책의 부제인 히치하이커와 동물학자의 멸종 위기 동물 추적 프로젝트는 말 그대로 지구 곳곳에 개체 수가 많지 않은 희귀 동물을 직접 찾아간다는 얘기를 재미있고 실감 나게 그리고 있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저자인 더글러스 애덤스가 쓴 책이기에 멸종 위기종에 대한 이야기지만 유쾌하게 읽을 수 있었다.

대자연을 마주할 때 느끼는 경외감은 현실에서 만나지 못한 세계에 대한 동경이다. 독자가 직접 찾아갈 리가 없는 세계 어느 나라에 사는 동물을 찾아가는 여정은 꽤나 흥미진진하고 작가 특유의 섬세한 묘사로 빛을 발한다. 우리나라에도 멸종 위기종을 따로 분류하여 관리하지만 자연은 인간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언젠가는 사라질지 모른다는 안타까움이 있다. 기후 위기, 환경파괴, 개체 수 감소 등 멸종 위기종이 살아갈 지역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줄어들고 있기 보다 안전하게 살아갈 환경이 열악해지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그래서 동물학자와 함께 아직 우리에게 희망이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이 책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지구가 '덜 가난하고, 덜 암울하고, 덜 쓸쓸한 곳'이 될 수 있다는 희망만이 유일한 버팀목이다.

더글러스 애덤스와 마크 카워다인이 함께 추적해나간 동물들은 하나같이 생소하고 생김새도 특이했다. 몇몇은 겨우 몇 마리만 지구상에 생존해 있어서 과연 인간이 멸종을 막을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다. 인간이 마음만 먹으면 구해낼 수 있지만, 만약 멸종한다면 그걸 구해내지 못한 게 우리의 잘못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처럼 이제는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하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마치 저자의 탐사팀에 합류하여 함께 세계 곳곳을 다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책 마지막엔 컬러 사진으로 멸종 위기종의 모습을 담았는데 지구상에 다시 못 본다고 생각하면 더 절실하게 다가온다. 모든 건 다 인간의 욕심으로 인한 결과물이다. 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환경보호가 결국은 인간을 살리는 길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