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물었다, 어떻게 살 거냐고 - 찬란한 생의 끝에 만난 마지막 문장들
한스 할터 지음, 한윤진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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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엔 이 책에 소개된 인물들은 역사에 이름을 남긴 사람들이다. 누군가에게 언젠가 찾아오는 죽음의 끝자락에서 육성으로 유언을 남겼다는 건 얼마나 행운인가. 임종 마지막 순간에 나를 아는 사람들로 둘러싸인 평화로운 공간 속에서 마지막 말을 남기며 눈을 감는 모습을 상상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허락된 일이 아니다. 그보다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하거나 큰 병에 갑자기 걸려서 말조차 꺼내놓지 못하고 떠난 사람은 얼마나 많은가. 이 땅 위에 모든 생명은 탄생이 있으면 반드시 죽음이 있다. 단지 시간이 공평하게 주어졌다는 것만큼이나 죽음을 인식하지 않고 살아갈 뿐이다. 삶은 유한한데 실제 삶은 그렇지 못한 것처럼 말이다. 요즘 들어 갑자기 유명을 달린 한 사람들의 소식을 들을 때면 마음이 먹먹해진다. 이 또한 소중한 삶인데 왜 그런 선택을 해야 했을까.

분명 마지막에 남긴 말엔 힘이 있다. 그건 아마도 살아생전 인생을 관통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보잘것없이 살아온 인생이라도 끈질기게 생명을 이어가려는 강한 에너지를 갖고 있다. 그렇지 않다면 길거리에 나앉은 노숙자들은 어떤 희망이 있어서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을 버텨내는가. 언젠가는 다가올 죽음이 있기 때문에 우린 오늘 하루를 충실하게 살아가야 할 이유가 있다. 죽으면 모두 끝이라는 생각은 또 얼마나 허무한 말인가. 삶이 정해져 있음으로 그들이 살아보려 애쓰던 날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감사할 뿐이다. 삶은 소중하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진리는 살아가는 동안만이라도 행복하게 살자는 것이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거나 부러워할 필요도 없다. 저마다 주어진 사명이 있듯 각자가 살아내는 인생은 아름답지 않은가.


한 번 주어진 삶이다. 죽음 앞에 장사 없듯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면 우리 앞에 살다간 사람들이 남긴 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살아가야 아득한 날보다 살아온 과거를 회상하면 언제 지나왔는지 순식간이다. 세월이 빠르게 흘러갔다는 걸 그때 느낀다고 한다. 생애 주기에서 가장 찬란하게 빛나던 시절은 화살처럼 쏜살같이 지나가버렸다. 후회 없는 선택이 있을 수 있을까. 결정의 순간에 우린 항상 최선을 선택한다고 믿지만 뒤따르는 후회는 피할 길이 없다. 언제나 그랬듯 오늘도 이 거리 위를 분주하게 오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바쁜 발걸음에 휩쓸려 아무렇지 않은 듯 표정을 감춘 채 우린 섞여있다. 어제 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가고 싶다면 죽음이 온다는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배려와 겸손,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구별을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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