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의 습격 - 모두, 홀로 남겨질 것이다
김만권 지음 / 혜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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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 이후 노동력이 부족해졌는데 19세기 중후반부터 폭발적으로 늘어난 인구로 인해 일자리와 실업 문제가 함께 대두되기 시작했다. 실업을 당하게 되면 '뿌리뽑힘', '쓸모없음'으로 정의되어 자신을 사회적으로 쓸모없는 사람으로 여겼다. '외로움'이라는 감정이 바로 이 세계에서 쓸모없는 존재라는 선언과 같았다. 우리나라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IMF 사태 때 경험했고 회사에서 해고당하거나 파산한 사람들은 일자리를 얻지 못해 방황하는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일을 한다는 건 사회적인 지위와 인정을 받으며 뭔가 사회에 기여한다는 감정을 갖게 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은 상당히 달라졌다. 저출산율, 초고령화, 1인 가구의 증가 등 사회적인 문제가 많다.

저자는 외로움을 만드는 세 가지 요소인 '젊다는 것, 혼자 산다는 것, 소득이 낮다는 것'이 서로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고 파악했다. 특히 20대의 경우 1인 가구 3천 명 중 62.1%가 외로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세대가 적정한 소득 없이, 혼자 살면서, 더욱더 외로워지고 있다."라고 한다. 20대 남자의 경우 대학, 군대, 취업 준비가 걸리면서 돈을 모을 여력이 없다. 소득 높은 가정에서 자라지 않은 이상 대학 대출금 갚고 아르바이트하면서 자취하는 경우가 많다.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아직 자리 잡지 못한 상황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다 보니 외로움을 유독 많이 느끼는 것은 아닐까? 이를 해결하려면 일자리 문제와 사회 공동체의 회복이 중요한 것 같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고립감을 느끼는 외로움은 더욱 심화되었다. 고독사가 발생하는 이유도 주변으로부터 도움을 얻지 못한 채 개인이 사회에서 분리되었기 때문이다.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주어진 일자리는 한정되어 있고 자신의 쓸모를 찾지 못한 사람들은 외로움을 강하게 느낄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는 과연 외로움에 대응할 준비가 되어있을까? 청년 세대들이 고립 혹은 운둔 생활을 하게 된 계기로 뽑은 항목 중 '실직하거나 취업에 어려움을 겪어서', '심리적 또는 정신적인 어려움 때문에', '다른 사람과 대화하거나 함께 활동하는 등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 어려워서', '집 밖에 나가는 것이 귀찮아서'가 40% 이상을 차지하는데 모두 일자리와 관련되어 있다.


삼포세대에서 N포세대라는 신조어가 나온 이유를 생각해 보면 대부분 안정된 일자리를 얻지 못하기 때문에 연예, 결혼, 출산, 집, 경력 등을 포기하며 백수로서 살아가는 것이다. 이젠 외로움을 개인의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사회 문제로 바라보고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회적인 연결망을 확보하여 이들을 사회로 불러내야 한다. 저자는 5장 외로움의 '습격',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서 사회적 가치 차원의 대응책과 사회 문화적 차원의 대응책, 분배 차원의 대응책, 기초자산을 작동하게 만들기, 기본소득 작동하게 만들기, 관리 차원의 대응책 등으로 사회와 개인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를 알아본다. 가난, 디지털 기술, 능력주의가 만들어낸 외로움의 시대에서 해결책을 모색하고 싶은 분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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