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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위험한 과학책 ㅣ 위험한 과학책
랜들 먼로 지음, 이강환 옮김 / 시공사 / 2023년 4월
평점 :
이 책은 일반인의 질문에 대한 답변 형식으로 이뤄져 있다. 근데 그 질문이란 게 정말 엉뚱하고 위험하기까지 하다. 아무것도 모르던 어릴 적에 호기심으로 묻는 질문처럼 그 가정들은 하나같이 현실에서 실험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그런데 한때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로봇공학자로 일하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저자는 일일이 진지하게 과학적인 근거를 들어 답변해 준다. 질문들을 이성적으로 곱씹어 보면 '그게 말이 돼?'라며 의아하게 여겼을법한 건데도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답변 수준은 전혀 엉뚱하거나 이상하지 않다. 오히려 과학의 원리를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해 주기 때문에 우리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고 있기 때문이다. 정석대로 접근했다면 같은 책이라도 딱딱해서 읽기엔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엉뚱한 상상력이 모여 기발한 발상을 하게 하고 다소 웃기지만 흥미를 끄는 데 성공했다. 만약 저자와 같은 과학 선생님이 가르쳤지만 분명 수업이 지루하거나 따분해진 않았을 것 같다. 말도 안 되는 질문이지만 질문을 통해 과학에 흥미를 느끼도록 하는 방법은 정말 괜찮았다. 사실 과학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은데 발칙한 상상이지만 누군가로부터 답변을 들을 수 있다는 건 얼마나 큰 행운인가? 아마 SF 영화에 나오는 얘기들로 저자에게 질문을 던질 것 같다. 저자의 유머 코드가 나와 맞지 않았지만 흥미진진한 책임에는 분명하다. 저자의 과학적 지식이 폭넓지 않으면 하기 어려운 질문들도 많았다. 전작인 '위험한 과학책'과 마찬가지로 이 책 역시 상상의 결과를 실현시켜 주었다.
다만 알아두어야 할 점은 질문으로만 그치고 절대 따라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궁금한 것은 알겠지만 전문가로부터 답변을 듣는 것이 현실적으로도 옳은 방법이다. 마냥 엉뚱한 질문만 있냐고 하면 그것도 아니다. 정말 궁금해서 묻는 질문도 많다. 과학이나 화학적 지식을 가지고 있다면 실생활에서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모른다. 다만 위험한 발상은 곧 '하지 말아야 할 일 목록'만 늘어나게 할 뿐이다. 질문도 호기심이 있기 때문에 할 수 있고 그럼에도 과학적으로 그 질문을 풀어봄으로써 어떤 결과가 빚어지는지 보는 맛이 있다. 호기심이 있다는 건 그만큼 상상력이 풍부하다는 뜻이다. 때론 미친 짓처럼 보여도 발상의 전환이라는 것은 우리가 기존에 하지 못했던 생각을 통해 나오는 것이다. 아마 이 책을 읽는다면 호기심의 끝은 어디인지 궁금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