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에 대한 모든 것 - 혁신은 어떻게 탄생하고, 작동하고, 성공하는가
매트 리들리 지음, 이한음 옮김 / 청림출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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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은 몇몇 천재적인 발명가에 의해서 탄생했을 거란 생각은 틀렸다. 교과서조차 승자독식 프레임에 따른 기록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한 결과 최초의 인물만을 기억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기존에 가졌던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인정해야 했다. 토머스 뉴커먼처럼 보잘것없는 집안 출신의 기술자들이 개선을 위해 시작되었고 동시대 다른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의 수많은 시행착오와 개선을 위한 노력이 모여 이뤄낸 값진 결과물이다. 1부 혁신의 발견에서는 에너지, 공중 보건, 교통, 식량, 생활의 혁신, 통신과 컴퓨터로 주제를 나눠 어떤 과정을 거쳐 이전에 없던 성과를 거뒀는지 보여준다. 2부 혁신의 전개에선 혁신의 본질과 경제학, 혁신에 저항하는 세력과 혁신이 줄어드는 이유를 알아본다.

한편으로 이름조차 모르고 있던 보통의 혁신가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다. 혁신에 저항하는 세력에 맞서 세상을 더 살만한 곳으로 변화시켰기 때문에 그 혜택을 오늘날의 우리들이 누리면서 살고 있다. 항상 혁신은 현실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과 과감한 실험으로부터 시작된다. 한 번에 발명품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초기 버전이 있고 여러 사람들의 지식과 기술, 끊임없는 실패와 시행착오를 반복한 연구가 없었다면 혁신은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열-일 전환에 뉴커먼 기관을 만든 토마스 뉴커먼은 다트머스 출신의 변변찮은 대장장이였다. 동시대에 살았던 토머스 세이버리, 드니 파팽이 영감의 원천이었고 이후 스코틀랜드 도구 제작자인 제임스 와트가 뉴커먼 기관의 효율을 개선했지만 영예가 너무 그에게 집중되어 다른 많은 이의 노력이 무시당하는 것을 저자는 꼬집는다.

천연두 치료에 접종 개념을 도입하여 큰 공헌은 한 메리 위틀리 몬터규, 수세식 화장실을 개량한 조지프 브라마, 질소 고정법 발견으로 세계를 먹이고 기근을 물리치는 데 엄청난 기여를 한 프리츠 하버, 휘발유 엔진보다 효율이 두 배 높은 디젤 엔진을 설계한 루돌프 디젤 등등 인류사에 혁신적인 발명을 한 사람들이 무수히 많다. 그리고 우리가 아는 유명한 발명가가 없었더라도 결국 몇 십 년 안에 누군가가 개발했을 것이고 이는 필연적으로 일어날 일이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필요한 것은 시행착오뿐이었으니 다른 누군가가 시도를 했을 테고 그가 먼저 개발했으면 최초라는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었던 얘기다. 이 책은 최초로 누가 혁신적인 발명을 이뤘는가 보다는 새로운 변화를 꿈꾸는 이들로 인해 편리해진 미래를 기대하게 했다는 점이다.


혁신의 본질은 점진적이면서 우연히 발견될 때도 있고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수반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유레카를 외치듯 극적인 결과보다 현실은 고되고 힘든 과정을 거쳐 발견하고 다시 발전한 과학, 기술을 동원하여 다른 누군가가 개선을 거듭했다. 지금 우리가 일상에 늘 손에 쥐고 다니는 스마트폰도 매년 새로운 버전이 나오는 것처럼 말이다. 다음 저자의 말은 중요한 점을 지적하고 있는데 우린 특정 개인이 이뤄낸 성취에 주목하지만 결국 누군가가 만들어냈을 것이라는 말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아는 몇몇이 없었어도 새로운 개념은 생겼을 테고 누군가가 분명 발견하고 발명했을 일이다. 이 책은 우리가 혁신에 대해 갖고 있던 편견을 깨주었고 저자의 통찰력은 혁신을 다른 관점에서 보게 해주었다.


"그 발명이나 발견을 이룬 개인 자체는 없어도 된다는 것이다. 스완이나 에디슨이 어릴 때 마차에 깔려 목숨을 잃었다고 해도, 페이지와 브린이 자동차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고 해도, 전구와 검색 엔진은 세상에 나왔을 것이다. 아마 좀 더 뒤에 나왔을 수도 있고, 모습도 좀 다르고 이름도 달랐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 혁신은 일어날 것이다."


"그 성취를 이루기 위해 경쟁이 펼쳐졌고 누군가가 이겼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개인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단기적으로 보았을 때 성취를 이룬 개인이 더욱 비범하게 여겨진다. 그들은 수십억 명 중 누구라도 발견하거나 발명할 수 있는 것을 수십억 명의 경쟁자를 뚫고서 이루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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