큇 QUIT - 자주 그만두는 사람들은 어떻게 성공하는가
애니 듀크 지음, 고현석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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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고 자란 말이 있다. 열심히 노력하면 훌륭한 사람이 된다고. 뚝심 있게 밀고 나간 사람들의 숱한 성공 신화와 그들의 엄청난 노력으로 이룬 성과는 늘 귀감이 되었다. 사회에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 어려움과 시련도 다 견뎌내며 기술 연마에 시간을 아끼지 않았다. 그 시간과 노력으로 빚어낸 결과 어느 한 분야에서만큼은 베테랑이 될 정도의 실력을 키워냈다. 그러다 갑자기 그만두게 되었다. 이미 몸은 이상 신호를 보내고 있었고 결정을 내려야 했다. 현재의 안정보단 미래의 건강한 자신이 우선이라고 판단했다. 마치 이 책은 내가 '그만두기'를 선택한 것이 결코 잘못된 선택이 아니었다는 걸 증명하기라도 하듯 통찰력이 담긴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늦은 나이에 조지 포먼을 누르고 세계 챔피언 자리에 오른 무하마드 알리 이야기부터 허를 찔렀다. 그가 멈출 줄 모르고 링에 오른 결과 얻은 건 챔피언의 영광보다 이른 나이에 얻은 파킨슨병이다. 수많은 펀치를 얻어맞으면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인 건강은 급속도로 나빠지기 시작했는데 주변 권유와 만류를 무시한 결과다. 하지만 에베레스트 정상을 목전에 두고 포기한 허치슨, 태스크, 카시슈케는 그 결정으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베이스캠프로부터 오후 1시 반환시간의 중요성을 알고 하산 결정을 내린 결과다. 버터필드의 <글리치> 게임도 눈에 보이는 수치보다 미래를 내다봤고 '그만두기'를 결정하여 투자금 600만 달러를 지킬 수 있었다. 이후 그는 <슬랙> 앱을 개발하여 더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우린 '그만두기'의 신호를 알아차릴 수 있을까? 성공에 도취된 사람들은 아마 귀에 들어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때론 최대한 빨리 그만두는 것이 지혜로운 선택일 수 있다. 밑 빠진 독에 물을 붓고 있는데 왜 멈추지 않는가. 이 책에는 반면교사 삼을만한 사례들로 넘쳐난다. 지나친 집착과 현실 인식 부조화가 나은 결과다. 그만둔다는 것을 반드시 부정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생명보다 소중한 가치는 없으며, 미련하게 시간과 몸을 갈아가며 최선을 일하다 몸과 정신이 망가진 사람은 얼마나 많은가. 저자가 하는 다음 말을 귀담아들어보자. 그만두기는 오히려 열린 가능성을 잡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다양화를 하면 어쩔 수 없이 그만두어야 할 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 이상 가치가 없는 것을 그만두는 결정도 더 합리적으로 할 수 있다. 그만두는 결정은 당신이 목표를 향해 전진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 상태에서 더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선택지를 가지게 되면 당신을 그만두지 못하게 만드는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제거할 수 있다."


우리 사회는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다. 회사에서 오래 일한다고 사회적으로 안정을 누릴 수 있을지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 회사에서 이룬 성취보다 중요한 가치로 생각한 건 망가진 몸을 다시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지금도 그 결정은 후회하지 않는다. 지나친 노동시간을 견디다 과로사 한 노동자들이나 남들처럼 주식 투자에 뛰어들다 폭망한 사례들에 주목한 적이 있다. 내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주변 사람들의 조언도 들을 줄 알고 자기 객관화가 되어 있다면 그만둘 때 그만둬야 한다는 사실이 현명했음을 깨달을 것이다. 이 책은 '그만두기'의 적절한 타이밍을 아는 것이 회사도 살리고 나도 살리는 길이라는 걸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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