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샤의 후예 2 : 정의와 복수의 아이들
토미 아데예미 지음, 박아람 옮김 / 다섯수레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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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판타지물의 탄생을 알렸다. 저자는 서아프리카의 신화와 문화를 바탕으로 오리샤 왕국에서 펼쳐지는 대모험을 숨 막히게 그려냈다. 주인공들은 뻔한 전개보다 예기치 못한 사건을 맞닥뜨려야 했다. 끝났고 생각한 순간 또 다른 위험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1부에서는 마자이의 두루마리, 뼈 단검, 일장석을 얻어 마법의 의식을 되찾으면 다시 원래대로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 믿었지만 오히려 귀족들까지 마법을 얻게 되면서 새로운 위험에 직면한다. 왕실과 마자이 사이의 전투는 끝나지 않은 채 계속된 전쟁과 살육이 남아있을 뿐이다. 오리샤라는 가상의 공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들은 현대 사회로 옮겨놔도 우리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대신 편견과 차별로 끊임없는 갈등을 유발하는 것과 똑같이 닮았다.


저자는 이 책을 쓰게 된 계기가 2010년 미국 내에 불었던 흑인 민권 운동으로 여전히 흑인 탄압의 희생양이 되는 현실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 위해서였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세계적으로 자국민 외엔 특정 인종 혹은 나라를 향한 차별과 조롱은 심화되고 있다. 지금도 인종 차별과 정치적 분열은 종교, 인종, 이념, 성별과 맞물려 분열되는 양상이다. 마자이와 왕실은 서로 맞서고 있지만 제일리와 제인 그리고 왕실 공주인 아마리가 같은 편에 서서 싸우듯 이 책에선 분명하게 선과 악으로 가르기 어렵다. 좁은 섬에서조차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화합하지 못하니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마법이 자신들의 권력을 파멸시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초래한 비극이다. 이를 돌이키려면 아마리가 여왕이 되어 대화합으로 이끄는 길밖에 없을 것 같다.


이제 겨우 2편이다. 현재 3권이 출간 예정에 있으며 몇 권에서 시리즈가 대단원의 막을 내릴지 아직 모른다. 제목으로 봐서는 굉장히 어두운 이야기로 전개될 것 같다. 오랜만에 소설 속 이야기에 빠져서 읽은 것 같다. 제일리, 제인, 아마리, 이난 등 주인공 격 캐릭터들 외에도 매력적인 인물들이 등장하고, 새로운 지역에서 만나는 새로운 인물과 이야기들이 흥미롭게 펼쳐져서 책을 든 순간부터 빠져들듯 읽게 될 것이다. 그만큼 속도감 넘치는 전개로 인해 충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판타지 소설이다. 결국 이들이 원하는 것은 오리샤에 평화를 되찾는 것이다. 마자이와 왕실, 코시단이 먼 옛날에 그랬던 것처럼 서로를 인정하고 진정한 화합의 길로 들어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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