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게 뭐야, 내가 좋다는데 - 모로 가도 뭐든 하면 되지
이해범 지음 / 들녘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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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살아가는 이 짧은 순간에도 우린 얼마나 서로를 아쉬워하는지' 故 신해철의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앞부분에 나오는 가사다. 당연한 듯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갈 때는 깨닫지 못하다가 늘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을 잃고 난 뒤로 인생의 가치관이 바뀐다고 한다. 삶은 내가 도전하고픈 일을 하나씩 이뤄나가기에도 짧다고. 분명한 건 인생에 정답 따윈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대부분 한 살이라도 젊고 건강할 때 시도해 보지 못한 일을 후회한다고 한다. 나 역시도 해외여행, 독특한 취미활동을 가져보지 못한 걸 후회한다. 그래서 앞으로는 하나씩 도전하며 행복하게 살아보고 싶다. 길은 가다 보면 다른 길로 연결될 테니까.


저자에게 부러운 건 청춘과 가능성이다. 요즘처럼 마음만 먹으면 도전해 볼 만한 플랫폼이 많았던 적이 있을까 싶다. 좌충우돌 어설픈 시도와 실패는 그들이 누리는 특권 중 하나다. 반복되는 실패가 나를 패배시키지 못하듯 다시 새롭게 도전하는 삶은 위태롭지만 내가 곧 생생하게 살아있음을 나타내는 증표다. 나는 저자의 글에서 파릇파릇한 20대의 활기찬 기운이 느껴졌다. 이 책은 철학적인 성찰이 담겨있다거나 심오한 삶의 진리를 알려주지는 않는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요즘 청춘들의 일상적인 이야기들이다. 다만 뚜렷한 자기 주관을 가지고 남들에게 휘둘리기보다는 내 삶을 주도적으로 살고자 하는 의지가 보인다.


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말이 있는데 때때로 사회가 정해둔 이정표가 아닌 길로 가는 꿈을 꿀 때가 많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시간은 영원하지 않기에 일단 해볼 수 있을 때 해보는 게 삶을 풍부하게 만들어줄 거라 믿는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서 연봉 높은 회사에서 일한다는 계획은 인생을 성공적으로 시작한 듯 보인다. 남부럽지 않은 월급을 받으며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며 알콩달콩 사는 모습 말이다. 근데 남들처럼 책상머리에 앉아 열심히 공부하고 남들처럼 취업해 똑같이 일하지만 행복은 내게서 먼 것만 같다. 남들과 다른 삶을 사는 선택도 행복감으로 충만하다면 그 나름대로 성공한 삶은 아닐까? 요즘 드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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