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여백이다
데라모토 에리 지음, 권혜미 옮김 / 책이있는풍경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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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을 할 때 강조하던 부분이 얼마나 점, 선, 면, 여백 등을 잘 쓰느냐에 따라 본 실력이 드러난다고 한다. 타이포그래픽, 색상, 레이아웃, 배치 등 잘 된 디자인은 명확하게 메시지가 드러나고 잘 정돈되어서 일단 보기 편하다. 강조점과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디자인에 녹아들어 심플하면서 눈길이 자주 간다. 디자인은 곧 여백이 결정짓는다는 걸 말하기라도 하듯 NG와 OK 디자인을 비교해가며 보는 눈을 키워준다. 디자인 초보 시절에는 아예 감이 잡히질 않았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수가 반복되었고 숱한 작업을 한 후에야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예전엔 여백을 살리기보단 자꾸 빈 곳을 채우는 데 초점을 맞춰서 작업했다. 빈 공간이 있으면 없어 보인다는 말까지 들었고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기 위한 관점에 앞서 주로 그리드에 따라 각 요소를 잘 배치하는 것조차 많은 생각을 해야 했다. 부족한 실력은 곧 드러났으며 NG 디자인처럼 뭔가 복잡하게 욱여넣기만 했다. 좋은 디자인에 대한 고민을 해본 사람이라면 OK 디자인처럼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정리 정돈이 잘 된 결과물을 뽑고 싶을 것이다. 로고, 사진과 텍스트에 따라 타이포그래피, 사진 배치, 글자 크기 등 부단한 연습과 노력으로 실력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


누가 가르쳐준다는 생각은 버리자. 잘 된 디자인을 보며 보는 눈을 키워야 한다. 실무에서 비슷한 사례를 모방해서 적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수많은 가짓수에 따라 좋아 보이는 디자인이 있듯 몸으로 익혀야 다른 디자인을 할 때도 무작정 작업하기에 앞서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구상하면서 종이에 그려보자. 이 책에서 마음에 든 부분이 같은 재료인데도 NG와 OK 디자인이 확연하게 비교되도록 구성했다는 점이다. 꽤 오랫동안 현업으로 디자인을 하지만 새로운 프로젝트에 들어갈 때마다 힘들다. 기술이나 속도는 월등하게 빠르지만 좋은 디자인을 만든다는 건 그만큼 많은 생각과 시행착오 끝에 얻어지는 결과물이라 자꾸 해보는 게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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