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노자를 읽을 시간 - 81일간의 편지
문규선 지음 / 미다스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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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절반을 살아보니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철학이 없어서는 제대로 된 인생이라 말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름지기 사람은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이 있어야 나아가야 할 바를 분명히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길을 잃어도 나침반만 있으면 제 길을 찾아갈 수 있는 것처럼 어떠한 경우든 흔들림이 없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인생 이야기를 들으며 삶의 지혜를 배우고 올바른 삶을 살아가려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생각하게 된다. 해를 거듭할수록 이상보다 현실이 무섭게 옥죄여오고 오로지 성공과 돈이 인생이 전부인 것처럼 살지만 마음은 반비례하여 아무런 행복감도 느끼지 못한다. 정말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 걸까? 나이를 먹을수록 마음은 점점 아둔해진다.


어렵게만 생각했던 철학이지만 노자를 전혀 알지 못해도 81일 동안 사색할 수 있도록 읽기 좋게 구성된 책이어서 좋았다. 하루에 한 장씩 읽으면서 마음을 비워내듯 사색하고 내일은 다음 장을 읽는 방식이어서 독서를 꺼리는 사람도 어디서든 꺼내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다른 사람과의 경쟁과 치열하게 버텨내야 하는 일터에서 받은 스트레스도 내가 원치 않는 길로 가는 동안 잊어버리고 산 것은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한다. 정말로 삶에서 내게 필요한 건 사실 다른 것에 있지 않을까 고민했던 날을 떠올리며 아무리 현실은 힘들지만 견디게 하는 힘을 준다. 길지 않은 삶에 노자의 글을 읽은 후 깨달음을 얻었다면 채우기보단 비워내야 충만해진다는 사실이다.


이제서야 확신이 선다. 마음이 이끄는 대로 살아야 행복하다는 것을. 지금껏 애쓰던 일들은 결국엔 모래성처럼 무너질 뿐이다. 많은 일들을 처리해야 하며 신경이 날카로웠던 마음도 복잡한 감정의 소용돌이도 다 지나고 나면 희미한 기억으로 남겨진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부딪히게 될 수많은 일들이 다가오겠지만 "이제는 노자를 읽을 시간"에 적힌 글귀를 읽고 마음의 평정심을 찾으려 한다. 어차피 시간은 지나기 마련이고 한참 흐른 뒤에는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며 새로운 날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오래 살아도 깨달음을 얻지 못하면 그 무슨 지혜를 베풀 수 있으랴. 읽을수록 내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 같다. 지혜롭게 산다는 건 삶의 이치를 통달한 자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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