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하루키는 이렇게 쓴다 :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배우는 ‘맛있는 문장’ 쓰는 47가지

하루키는 이렇게 쓴다
나카무라 구니오 지음, 이현욱 옮김 / 밀리언서재 / 2020년 9월

무라카미 하루키는 세계적인 작가임과 동시에 독자들이 사랑하는 일본 작가 중 하나다. 서점가에서는 그가 선보인 신간마다 화제를 뿌리며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오르는 걸 봐서 꾸준하게 사람들이 찾는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런 이유로 독서를 해 본 사람이라면 언젠가 그의 책 중 한 권은 반드시 읽어봤을 것이다. 하루키의 대표작인 '상실의 시대'는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고 내게도 무척이나 인상적인 작품으로 기억하고 있다. 하루키 문학의 특징은 문장이 매우 간결하다는 점이다. 작가마다 문체의 힘이 있어서 하루키 만의 분위기로 이야기를 전개시켜 나간다. 특별나지도 않은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도 의미 있는 기억으로 마술을 부리는 그 문체를 닮고 싶다.

바로 이러한 고민에서 출발하였다.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그가 펴낸 책 속 문장에서 발견한 47가지 규칙을 따라 쓰다 보면 내 비루한 글쓰기 실력도 늘지나 않을까라는 기대감으로 읽어봤다. 보통 글쓰기 훈련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생각나는 대로 쓰기 마련인데 바로 써먹을 수 있는 방법을 군더더기 없이 알려준다. 좋아하는 작가여서 그런지 집중이 잘 되었다. 책 중간마다 실릴 꼭지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을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줬고 소설가로서 궁금했던 점도 알아볼 수 있었다. 단지 글 쓰는 방법만이 아니라 한 편의 소설을 완성하기 위해서 작품에 대한 그의 고민도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완성도 높은 문장으로 된 글을 쓰고 싶다는 바램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잘 된 문장을 발견할 때면 감탄했던 기억도 이제 아득한 기억이라 가물가물하다. 소싯적에는 좋은 문장이나 단어를 발견할 때면 감탄하며 잘 새겨뒀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감수성도 많이 무뎌졌나 보다. 누구나 아는 일상어로 된 문장임에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은 왜 특별한 걸까? 탁월한 스토리텔링을 바탕으로 전개시키는 이야기의 흡입력은 굉장하다. 뻔하지만 많이 읽고 부단히 연습해보는 수밖에 별다른 도리가 없을 듯싶다. 마치 문장 수집가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문장을 우연히 만나거든 반드시 기록하는 습관도 필요하겠다. 그래도 누구나 알기 쉬운 문장으로 짧게 쓰는 게 제일이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