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이 그래서 - 현지 공무원의 전라도 감성여행 에세이
김희정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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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공무원의 전라도 감성여행 에세이'라고 책 표지에 적혀있지 않았더라면 전업 작가가 쓴 글이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 책 도입부부터 감성을 자극하는 묘사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특히 "밤사이 사락사락 눈이 내려앉았다"라는 표현은 잊혀가던 8~90년대 어릴 적 눈이 펑펑 내리던 동네를 떠올리게 한다. 그 시절에는 산수유가 꽃 피는 구례 산골 아이들처럼 자연이 주는 선물에 마냥 행복했던 순수함이 남아있었다. 저자의 감성 넘치는 글과 싯구는 전라도 곳곳을 누비며 담은 멋들어진 사진 곳곳에 눈길을 멈추게 한다. 이미 가봤던 지역도 있지만 전라도라는 지역을 따지지 않아도 마음이 머무는 자연 앞에 노곤한 현실을 망각해버렸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나를 유혹하는 사진을 보면 냉큼 달려가고 싶지만 꾹 눌러 참고 글을 읽으면서 공감 가는 내용에 고개를 끄덕거린다. 지금이 아니면 누리지 못할 기회를 찾아 지방이전 정책에 따라 내려간 전라도에서 여행을 하며 행복을 누리는 저자가 부러웠다. 일터인 나주를 제2의 고향이라 생각하며 전라도 곳곳의 아름다운 곳을 다니면서 자연과 더욱 가깝게 지냈을 시간들이 어찌 부럽지 않을까? 여행은 책이나 영상으로 보는 것보다 직접 발길을 향해 눈으로 대면해야 느끼는 바가 크다고 했다. 오감으로 느끼는 여행은 황폐해진 마음을 풍요롭게 바꿔놓고 한결 여유로운 사람으로 탈바꿈시킨다. 내 마음이 동요되고 이게 행복인가 싶어진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마음껏 여행을 다니지도 못하고 한여름에는 마스크를 쓰고 다니려니 부담감이 크다. 미세먼지가 없어져서 좋은데 어디 먼 곳을 가려니 조심하지 않을 수 없는 시기여서 아쉬움이 크다.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며 대리만족을 느끼고 첨부된 QR코드를 찍어 영상까지 감상할 수 있으니 집콕 생활에는 안성맞춤이다. 코로나19가 종식되면 그때는 책에 수록된 곳 중에 몇 곳을 골라 여행을 떠나고 싶다. 사진도 잘 찍고 글도 잘 쓰니 재주가 남다르다. 게다가 시까지 지을 정도면 문학 감수성이 풍부한 것이 아니다. 도시가 아니 지방에서 자연에 녹아들 시간이 많아져서 감수성이 폭발한 것은 아닐까? 마음 편안하게 읽기 좋은 여행 에세이라서 좋았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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