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9.11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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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악플에 시달리다 영원히 하늘의 별이 되어 꽃다운 나이에 우리를 떠난 설리 소식은 아직도 믿기지 않을 만큼 충격적이었습니다. 공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며 무차별적인 악플로 상처되는 말을 함부로 합니다. 이는 갈수록 심해지는 경쟁과 맞물려 각박해진 사회를 반영하는 것 같아 씁쓸함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행복하게 하루를 살아도 인생은 매우 짧습니다. 상처는 상처로 되돌아올 뿐이기 때문에 내가 한 행동이 옳은 일인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때로는 세상 일을 알아간다는 게 두려울 때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오랫동안 잡지를 발행한 샘터는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작은 밀알이 되어 힘겨운 오늘을 버티고 사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꿈을 심어줍니다.


이번 호에도 인상적인 기사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었습니다. '마을로 가는 길 - 충남 공주 원도심'은 구도심을 활성화하기 위해 도시재생사업을 시작하다 주민들의 노력이 서서히 빛을 발하면서 활기를 띠기 시작합니다. '마을 호텔'로 조직화한 '봉황재'라는 게스트하우스를 중심으로 하나둘 작은 상점들이 생기면서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가 마련되고 주민들과 유기적인 관계 속에 동네를 찾는 관광객 수가 늘어납니다. 지금도 이와 비슷하게 오래된 동네를 활성화하기 위해 청년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아 새로운 시도를 하는 걸 보면 꽤나 긍정적인 뉴스였습니다.


'파랑새의 희망수기 - 오늘은 나를 위해 우는 날'을 읽으면서 세월의 변곡점이 무상하게 느껴졌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만나 친구는 누구에게 꺼내기 쉽지 않은 이혼이라는 가정사를 덮어주기 위해 앙케트 종이를 따로 떼어내 공개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그 뒤로 행복하게 학창시절을 보내다 친구는 이른 나이에 결혼하고 이혼하는 과정을 겪습니다. 결혼한 뒤 쌍둥이를 키우며 육아에 전념하다 지칠 대로 지칠 때 오랜만에 연락 온 친구로부터 들어주기 힘든 부탁을 거절했는데 그 뒤로 연락 두절이 됩니다. 그리고 심한 우울증에 약을 먹으며 치료를 받다 그대로 심장이 멎어버렸다는 친구의 소식을 들었을 때 함께 한 많은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을 것 같습니다. 인생은 한 편의 드라마와 같다는 말처럼 아직 한창나이에 먼저 떠나보내야 했던 친구를 위해 '나는 널 위해 운다'는 말이 인상 깊었습니다.


'내 인생의 한 사람 - 국어 선생님의 따뜻한 관심'에서 따뜻한 관심을 보내주는 것만으로도 개인에게 얼마나 큰 영향력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줬습니다. '희망 나누기 - 꿈이 자라는 한글 교실'은 어려웠던 시절에 배우지 못한 글을 익힌 뒤로 달라진 삶을 산다는 어르신들을 보며 보람을 느끼는 자원봉사자에게서 봉사는 무언가를 성취하기 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타인에게 나누는 것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이 의미 있었습니다. '역사 타임캡슐 - 단풍객 실은 금강산행 전기열차'에서 이미 1930년대 경성역에서 내금강역까지 금강산 특급 전철이 운행되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단지 관광을 목적으로 금강산 입구까지 운행되었다니 언젠가 끊긴 철도망을 연결하여 금강산으로 관광하게 될 날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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