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마을에 볼일이 있습니다 - 무심한 소설가의 여행법
가쿠타 미츠요 지음, 박선형 옮김 / 샘터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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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문학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 중 하나인 소설가로 자신이 여행하면서 겪은 경험담을 담아 에세이로 펴냈습니다. 지난 20여 년 동안 40개국을 여행했다고 하는데 특별히 여행법을 소개한다기 보다 개인 위주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여행지에서 좌충우돌하는 모습만 기억에 남습니다. 기대와는 달리 소설가 특유의 시선으로 바라본 여행지에서의 성찰보다는 예전에 이곳에서 이런 경험도 했었지 정도로 가볍게 읽으면 됩니다. 여행에서 겪은 일들은 대부분 분량이 짧아서 제대로 느껴보기도 전에 서둘러 마무리되는 기분이었습니다. 일본인 특유의 감성이라 이 부분에서 왜 이런 반응을 보이는 건지 의아한 점도 있었는데 어차피 여행이라는 건 낯섦에 익숙해지는 것입니다.


산행에 익숙하지 않아 미리 준비하고 갔어야 할 선크림, 손수건, 물티슈, 장갑, 배낭을 놓고 간다거나 등산복도 입지 않았습니다. 아는 지인에게 물어보거나 인터넷 검색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텐데 무슨 영문인지 히프 백에 먹을 것만 가져올 정도로 허술합니다. 동네 산책길에 나선 것도 아닌 정상까지 5시간 트레일을 걷는 대장정인데 말이죠. 산에 관심이 없다는 이유로도 설명이 되지 않을 만큼 준비성이 떨어졌습니다. 근데 여기서 중요한 깨달음은 알려고 하지 않고 그래서 철저히 준비해 가지 않으면 본인 몸이 고생한다는 사실입니다. 집에 트레일 러닝용 배낭과 등산용 배낭도 있으면서 장소에 대해 알아보지도 않고 산행에 오른 것일까요?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기 전 미리 준비물을 챙겨야 하는 이유입니다.


저자가 가장 많이 여행한 나라로 태국을 손꼽는데 그 이유를 들어보니 "태국을 수차례 방문했지만 항상 나에게 특별한 볼일은 없었다. 여행이란 그런 것이다." 별 볼일 없고 한가한 시간의 방대함이 놀라워서 웃음이 나올 지경이라며 바쁘게 움직이는 자신이 되려 부끄러웠다고 고백합니다. 여행이라는 두 글자만 들으면 굉장히 거창해 보이지만 실상은 별 볼일 없이 한가하고 편안하게 보내다 오는 게 최고라는 생각이 듭니다. 반드시 가봐야 할 관광지만을 쫓아 시간 단위로 쪼개 분주하게 이동하며 둘러보는 타이트 함보다는 몇 곳만 선정해두고 여행 기간 동안 여유롭게 시간을 보낸다면 제대로 된 힐링과 휴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여행하다 보면 자신에게 맞는 나라와 도시가 생기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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