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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아주는 정원 - 가든 디자이너 오경아가 정원에서 살아가는 법
오경아 지음 / 샘터사 / 2019년 6월
평점 :
우리는 각자에게 맞는 삶의 결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종종 댓글을 읽다가 현실을 직시하라며 일장 훈계를 하는 사람을 보면 꿈도 없이 평생 일만 하다가 노년을 맞을 건지 의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대신 살아주지 않는 내 삶입니다. 그가 책임져주는 것도 아니고 마음에 품어왔던 일들을 하나하나 이룰 때의 행복을 모르는 사람입니다. 과거에는 가능했던 일들이 지금도 유효한 지 잘 모르겠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일만 하다가 골병들고 스트레스를 떠안은 채 그 무거운 책임감으로 아닌 척 산다는 게 억울합니다. 행복하기 위해 태어났다는 말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 시골살이를 꿈꾸는 내겐 가든 디자이너 오경아 씨가 정원을 가꾸며 자연에 순응하는 삶이 부러웠습니다. 방송 작가로 활동하다 그만두고 영국 유학을 떠나 가든 디자인을 배웠던 것은 정원에서 위로와 힘을 받아서입니다.
도시에서 살 때는 사회생활이 다 그렇듯 남들이 사는 대로 조직의 일원이자 프로페셔널한 직업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그 일을 계속할 수 있었을까요? "내 삶의 끝자락이 너무 초라하고 불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바람처럼 속초로 귀촌하여 느슨한 생활을 살아갑니다. 영국 에식스 대학에서 7년간 조경학을 공부하면서 정원 디자인과 가드닝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1년간 영국 왕립식물원 큐가든의 인턴 정원사로 일한 뒤 한국으로 돌아와 정원 설계회사인 '오가든스'를 설립하게 됩니다. 8년이라는 유학 생활을 거치며 제2의 인생을 정원과 관련된 일을 하며 보내게 된 셈입니다. '오경아의 정원학교'를 속초에 열며 전문가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알기 쉽게 가드닝과 가든 디자인을 배울 수 있는 다양한 강좌를 열며 행복하게 사는 모습이 부러웠습니다.
가고자 하는 길에 또 다른 길이 보이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았기에 정원에서 꽃과 식물을 가꾸는 삶이 만족스럽습니다. 오히려 도시에서 바쁘게 살아갔을 때보다 여유롭고 한적한 시골은 마음에 안정을 주고 나를 내려놓게 합니다. 정원을 가꾸며 자연에 따른 순리와 질서를 배우고 조화롭게 사는 법을 누군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터득하게 됩니다. 이 책을 읽을수록 내가 무엇을 원하고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은지 분명해지는 것 같습니다. 자연과 함께하는 삶이라면 지금보다 더 행복하지 않을까요? 치열하게 경쟁하며 스펙을 쌓는 데 여념 없는 전쟁터와 같은 도시를 떠나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작은 일들도 소중하게 여기며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가꾸면 가꿀수록 아름다운 정원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