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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9.7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9년 6월
평점 :
품절
창가 너머로 새소리의 요란한 지저귐에 깨면 아직 이른 아침입니다. 해가 뜨고 정오를 넘길 때 거리를 걸으면 뜨거운 뙤약볕에 등 따가워지는 한여름이 다가왔습니다. 여전히 사회 안팎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은 혼란 그 자체입니다. 서로 헐뜯고 책임 전가하기에 급급합니다. 공동체 의식이 사라지고 이기주의에 빠진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한숨을 내쉬지만 <샘터 7월호>를 읽으면 아직도 세상은 사람 살만한가 봅니다.
'그 마음, 감사합니다!'를 편집부의 수고로움에 감사하던 독자가 쑥설기를 보내와 양껏 나눠 먹었다는 얘기를 훈훈하게 읽었습니다. 저도 예전에 일하던 회사에서도 뜻하지 않게 감사 떡을 받거나 치킨 배달을 받을 때면 지친 업무에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그 힘을 받아 그날은 일이 즐거워서 피로를 덜 느꼈던 것 같습니다. '이 남자가 사는 법'에서 지창욱이라는 배우를 새롭게 조명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가 얼마나 피나는 노력으로 성숙한 배우가 되었는지. 그 계기가 1년 8개월의 군 생활 중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고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자세를 갖고 스스럼없이 임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신인 탤런트에서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었지만 <총각네 야채가게>, <다섯손가락>이 연이은 고전을 겪게 되자 작품 제의가 들어오지 않고 공백기에 만난 뮤지컬 <그날들>에서 열심히 캐릭터를 연구하며 배역에만 집중하며 다시 일어서게 됩니다. 배우로서의 존재감은 시청률에 일희일비하는 것이 아니라 소신껏 배역을 연기해야 하는지 깨닫게 되니 매사가 소중하게 생각된다고 합니다.
'바람이 전하는 말'에서 우연히 아들이 아프리카 케냐 오지에서 해외봉사활동하며 가져온 젬베라는 악기를 무심코 쳐 본 후 소리에 반해 연이어 젬베를 다룬 동화를 집필하게 됩니다. 예기치 않게 젬베를 다루면서 <영혼의 소리 젬베>라는 작품으로 '한국아동문학상'을 받습니다. '특집 뜻밖의 위로를 주는 사물'들은 내가 힘들고 어려움을 겪을 때 힘이 되어주는 소소한 사물들입니다. 잡무와 수업 준비로 교사 생활에 지쳐있을 때 교생 실습 시간에 써준 아이들의 '롤링페이퍼'를 읽으며 마음이 편해지고, 유학길에 한국으로 보낸 심슨가족 티셔츠를 매일 입고 지낸 딸아이는 커서 엄마를 이해하고 존경한다는 말에서 가슴 한편 이 뜨거워집니다. 어려운 형편에도 막내딸이 사달라고 조른 카메라를 가슴에 담고 있다 2년이 흘러서 사주었을 때 얼마나 감동적이었을까요? 카메라 앞에서 환하게 웃고 계신 아버지도 행복했을 겁니다.
삶의 의미는 결국 "살아생전 누군가를 위해 아낌없이 베풀고 가는 죽음으로 내 존재의 가치와 감동을 새겨놓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고백한 '이별을 통해 배우는 삶의 길'은 오늘을 살아가는 삶의 소중함을 일깨워줍니다. '역사 타임캡슐'은 6.25 전쟁이 발발하기 전 서울 풍경을 어떠했을까라는 생각으로 되짚어보니 그 뒤에 닥친 비극을 예견이나 했을까요? 제2회 전국학도체육대회 폐막한 다음날이었고, 할리우드 대작 <아담의 네 아들>이 개봉한 날이었습니다. 독립운동가 이승훈 선생의 20주기 추모식이 열렸고, 백범 김구 선생 서거 1주기 추도식도 효창원 묘역에서 열릴 예정이었는데 말입니다. '내 인생의 한 사람'에서 <나는 자연인이다>, <전지적 참견 시점>으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개그맨 이승윤이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는 글이 무척 감동적이었습니다.
이렇듯 세상은 비극처럼 돌아가는 듯하지만 그럼에도 세상은 말없이 흘러갑니다. 점점 더 더워지는 한여름이 다가올 텐데 건강을 잘 챙기면서 여름을 나야 할 것 같습니다. 결국 우리들은 행복해지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고 인생은 생각보다 짧다는 것을 생각하면 자신이 가슴이 시키는 대로 사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이제 나이를 들수록 하나하나 깨달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