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메아리처럼
앤절라 미영 허 지음, 임슬애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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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 우리, 메아리처럼 by앤절라 미영 허

🌱 에밀레종, 심청, 바리공주…….
어째서 이야기 속에서조차 희생되는 이는 늘 여성인가?
신화와 과학, 장르와 대륙을 넘나드는
웅장하고 우아한 세계! 🌱


~나도 늘 궁금했던 것들이다.
왜 한국 설화에서는 항상 한 맺힌 여성들만 나오는가?

귀신이라고 하면 맨 먼저 머리 풀고 소복입은 여자귀신이 먼저 떠오른다. 처녀귀신은 있어도 총각귀신은 없다.
구미호도 여성성을 가지고 있고 물귀신도 대부분 여자다.
귀신 뿐만이 아니다.
전설의 고향 속 슬픈 사연을 가진 대상은 모두 여성이다. 누가 여성들을 이렇게 한 많은 인생으로 만들었는가?

궁금했지만 한국 내에서 살다보면 크게 인식하지 못한다. 그러려니 한다.
그래도 작가는 한국계 미국인으로써 한발짝 떨어져서 보게 되니 그 불합리함이 더 잘 보이나 보다.
덕분에 나도 제대로 인식했다.
그렇다고 이 책이 한국의 옛 설화를 추적하는 다큐는 아니다. 소설이다.

소설이라는 형식을 통해 작가는 아주 영리하게 이 문제점들을 파고 든다.
오랜 시간, 옛날 이야기라는 형태로 우리 뇌리에 박아 놓은 한 많은 여성서사처럼 말이다.
스토리 텔링은 항상 힘이 세다.

주인공 엘사는 근거없는 감성의 언어로 여성들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인식에 반발한다. 그래서 그녀는 가장 이성적인 과학의 세계로 자신을 밀어넣고 입자 물리학자가 된다.
"과학은 나의 생존 수단, 어머니가 이해할 수 없는 언어였으니까. 내가 어머니를 거부하고 어머니의 거짓을 증명하는 방식이었으니까."

그녀는 과학 만이 지긋지긋한 비극에서 여성들을 구원해내리라 믿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이미 그녀도 어처구니 없는 여성 서사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했다.

"너랑 나, 우리는 삶이 흔해 빠진 옛날 이야기로 전락해 버린 여자들의 후손이야. 우리는 메아리처럼 그들의 이야기를 반복하고 그들의 삶을 살지만, 그 위대함은 닮지 못해. 어리석은 비극만 반복할 뿐이야."

이리도 끔찍한 저주가 있나?
단지 여자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나뭇꾼에게 옷을 뺏겨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아버지 대신 바닷물에 뛰어 들어야 하며, 종소리를 위해 목숨을 바쳐야 한다고?
"다른 삶을 살려고 도망쳤으나 다시 남자의 침대로 보내진 여자들은 누구일까?"

너무도 끔찍하다.
그러나 엘사는 피하지 않는다.
정면으로 부딪혀 자신을 짓누르는 억압의 근원을 찾아 나선다.

놀라운 책이다.
한국인, 특히 한국여성에게 무의식적으로 내재되어 있던 전통이라는 한 맺힌 짐을 제대로 직시하게 해주었다.
소설적으로 보았을 때 이 작품은 신화적 요소와 과학적 인식을 절묘하게 조합시킨 수작이다.
그러나 사회심리학적으로도 한국 여성들의 심리적 굴레를 떨쳐낼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작품이었다.



@openbooks21
🔅< 열린책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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