탯줄은 끊은 지 오래인데 - 우리는 왜 여전히 연결되어 있는 것일까
김정 지음 / 호밀밭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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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탯줄은 끊은 지 오래인데 by김정

~열달을 배에 품고 한 몸으로 지내다 떠나 보내는 순간이 있다.
탯줄을 끊는 순간, 더 이상 한 몸이 아니다.
분명, 헤어지는 순간인 데 축복이 된다. 그리고 그 축복은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이 책은 엄마와 딸의 교환일기 같다.
딸이자 엄마가 된 나는 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많다. 그리고 나와 우리에게도.
더 많은 시간, 딸을 붙들고 구구절절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을 꼭 참아가며 한자한자 글로 남겼다.

엄마의 마음이라서일까?
아들보다도 딸은 더 애틋하다. 딸로서, 여자로서 내가 살아 온 삶을 고스란히 살아가게 될 것을 알기에 임신과 출산의 고통을 느끼는 순간이 더 각별해진다.
내 딸도 이 고통을 느끼며 생명을 품을 테니까.
하루하루 힘들었던 입덪의 순간이 끝나고 나면 태동을 느끼고, 어느덧 배가 남산만 해지면 똑바로 누워자는 것도 힘들다. 그때는 빨리 출산했으면 좋겠다 싶지만 아기가 세상에 나오는 순간부터는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신세계가 열린다. 내가 세상에서 사라지고 엄마만 남아있는 마법.

엄마의 세상은 모든 중심이 아기에게 있다. 한번 골아떨어지면 업어가도 몰랐던 내가 아기의 작은 칭얼거림에도 벌떡벌떡 일어난다.
하루종일 아기를 보느라 내 끼니도 제대로 못 챙기는 것이 흔한 일이니, 거울 한번 볼 겨를이 어디 있을까. 어느 순간, 흉해보이는 아줌마가 되어있다.

저자가 말하는 이 모든 순간들이 나에게도 있었던 순간들이었다. 이야기를 읽는 데, 내 이야기인듯 싶을 정도였으니 엄마는 다 똑같은가보다.
스무살만 되면 어른인 줄 알았으나 실은 부모가 되어야 어른이 되는 것이었다. 나 아닌 다른 이가 더 소중해지는 경험, 그리고 이 세상에 내가 마음먹어도 안 되는 것이 있다는 경험을 이 작은 꼬맹이가 가르쳐준다.

하루는 천사였다가 하루는 웬수처럼 느켜지는 순간을 반복하며, 웃는 순간보다 우는 순간이 더 많더라도 이 아가가 나를 찾아와줘서 고마웠다.
분명, 탯줄을 끊은 지 오래인데 우리는 여전히 하나로 살고 있다.
딸이 느끼는 것을 내가 느끼고, 엄마가 느끼는 것을 딸도 하나씩 알아간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도 함께 자라는 중이다. 함께 커가는 중이다.

책을 보며 오랜만에 그 시절을 떠올려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참 그립다.
그 때로 돌아가 작은 꼬멩이를 다시 안아보고 싶다.

@homil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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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밀밭 출판사에서 도서협찬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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