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 라이프 - 남무성의 음악 만화 에세이
남무성 지음 / BOOKERS(북커스)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학창시절부터 음악을 꽤나 좋아했다. 비틀즈, 마이클 잭슨, 뉴키즈 온더블럭 의 열렬 팬이었고, 최근에는 k- pop 아이돌까지 두루 섭렵하고 있다.
그럼에도 유달리 무지한 분야가 '재즈' 다.
어쩌다 한번씩 들어보면 묘한 매력이 있는 장르같지만 여전히 어렵게만 느껴진다. 그런데 재즈음악은 애써 찾으려 하지 앓아도 우리곁에 함께 하고 있었다.

이 책의 저자는 작가이자 재즈평론가이다. 재즈매거진을 창간하고, 재즈관련 책을 쓰며 공연과 프로듀싱으로 재즈의 대중화에도 앞장섰다. 이 책은 특히 만화 에세이의 형태로 재즈를 소개했는 데, 직접 그림까지 그렸다.
그렇다고 해서 설명문이나 지식서처럼 재즈의 역사와 음악 이야기만 나열하지는 않았다. 에세이의 형태로 그의 일상과 생각을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데, 책을 읽고 있으면 마치 드라마나 영화의 ost처럼 재즈가 잔잔히 흐르는 기분이 든다.

007 영화의 많은 부분들에는 재즈가 흐르며 영화를 더 깊이있게 했다는 것을 아는가?
셜리 배시가 부른 <Moonraker> 는 007 주제가 중에서도 가장 우아하고 고급진 곡으로 통한다. 그외에도 리타 쿨리지의 <All time high>, 루이 암스토롱의 <We have all the time in the world> 도 좋다.
생각보다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우리는 재즈를 듣고 있다.

책을 통해 본 재즈는 낯설고 어려운 음악이 아니라 세상의 다양한 분야와 상황에 어울리는 음악이었다.
장마철 비 오는 날에는 앙드레 지드의 '좁은문',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 JD 셀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 같은 고전을 읽으면 좋은 데, 이때는 에릭 카멘의 <Boats against the current> 가 잘 어울린다.
하늘의 별을 보며,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를 읽고, '슈뢰딩거의 고양이' 같은 물리이론을 생각할 때는 재즈의 즉흥성도 함께 생각할 수 있다.
추상화를 그리는 화가의 작품은 프리재즈 장르의 창의성이 떠오른다. 재즈라는 음악은 즉흥연주가 중심을 이루기 때문에 팝음악에 비해 러닝타임도 길다고 한다.

이 책을 보며 재즈에 대해 아주 조금은 알게 되었는 데, 재즈의 매력은 바로 이점, 즉흥성에서 오는 것 같다. 즉흥연주를 하면 노래를 부르거나 연주하는 사람의 그 순간순간의 감정과 느낌이 가장 잘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즈는 어떤 음악장르보다도 인간의 감정에 충실하다. 같은 노래와 연주도 매번 다른 느낌을 준다.
책에는 대한민국 재즈의 스승인 이판근님과 한국재즈의 역사도 볼 수 있다. 다른 나라에 비하면 역사도 짧고 대중적이지도 않았지만 그들은 누구보다도 재즈를 사랑하고 노력하는 삶을 사셨다.

나도 책에 실린 곡들부터 하나씩 들으며 재즈에 익숙해져 보려 한다. 분명, 그들이 일생동안 사랑한 재즈에는 그만한 마성의 매력이 있을 것이고 나도 알게 되는 날이 오겠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