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평론 출판사의 난생 처음 한번 들어보는 클래식수업 시리즈 9번째는 드뷔시이다. 드뷔시는 다른 주인공들에 비해 덜 알려진 작곡가지만 20세기 예술음악 중 오늘날까지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을 정도로 자신만의 사운드를 찾고 직접 음계나 화성을 만들기도 한 천재이다. 그의 음악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대적 상황과 함께 보는 것이 좋다. 19세기 후반의 파리는 예술과 가스등, 에펠탑의 산업이 함께 꽃피는 아름다운 시절이었지만 드뷔시는 가난한 하층민이었고 1차대전도 겪었다. 그래서 그 시대는 극단의 시대다. 인상주의 화가들이 활동한 시기에 드뷔시도 인상주의 음악을 공유한다. 음악은 그림보다 더 자유로웠다. <달빛>을 들으면 절로 모네의 그림이 떠오른다. 그러나 천재는 기존의 틀을 벗어나고 싶었을까? 가곡 <만돌린> 을 짓기도 하고 , 이미지를 음악으로 표현하는 <두 개의 아라베스크> 같은 작품도 있다 <바다> 는 부제로 '세 교향적 스케치' 로 불리는 데, 눈에 담은 바다를 청각적으로 스케치했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구성이 마치 그림같기도 하고 소설같기도 하다. 그의 실험적 도전은 이게 끝이 아니다. 서양악기 피아노로 동양적인 느낌을 전하기 위해 '도레미솔라' 5음만 사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에게도 세계대전은 피할 수 없는 역경이었다. 그 시기, 그는 프랑스 음악가로서 정체성을 세우기 위해 암과 사투를 벌이면서도 세개의 소나타를 작곡하여 프랑스의 영혼을 심으려 했다. 몸과 마음의 고통을 견디며 작곡하였음에도 그 음악들은 평화롭기까지 하다 난처한 클래식수업 시리즈가 매력적인 건, 역사책을 방불케 할 만큼 시대를 잘 설명해주고 기록사진과 자료들이 풍부하게 제시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각적 즐거움을 충분히 누리며 음악까지 함께 들을 수 있어 드뷔시의 삶과 음악에도 흠뻑 빠진다 이 책을 보기 전까지는 드뷔시에 대해 잘 몰랐었다. 새로 알게 된 드뷔시의 생애와 음악은 한 편의 음악영화처럼 깊은 슬픔속에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그가 겪은 시대의 아픔과 개인의 열망을 지금 우리는 음악을 통해 듣고있다. 마치, 19세기 후반 파리를 거닐고 있는 기분이 들 정도로 생생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