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가 육아에 참여하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세상이다. 바쁜 엄마, 아빠의 빈자리를 채우기에 가장 이상적인 분들이라 근처에 조부모가 사시는 것은 행운이다. 나도 어린 시절,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았다. 워낙 애지중지 하셔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도록 만드셨지만(?), 사랑만큼은 듬뿍 받았다. 할머니, 할아버지 만큼 무조건 적인 사랑을 주시는 존재는 없는 것 같다. 이 책의 저자 '서석하 할배' 는 멀리 사는 둘째딸이 쌍둥이 육아로 힘들어 하자 기꺼이 이사를 갔다. 딸에게도 쌍둥이에게도 할매할배에게도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할매할배 육아에서 가장 힘든 부분은 체력적인 부분인데, 서석하 할배는 한때장애탁구 국가대표코치를 하셨을 만큼 스포츠맨이다. 같이 몸으로 놀아주실 수 있으니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했을 지 상상이 된다. 더군다나 만화와 글쓰기, 사진에도 열정이 넘치기에 세대차이를 최소화하고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매일 하원길, 할배를 만나면 아이들은 재밌는 하루의 시작이라고 여긴다. 예쁜 그릇에 담아 함께 간식을 먹고 스무디도 만들어 주신다. 그림을 그리고 tv도 보고 책도 읽는다. 장난끼 넘치는 할배와 보내는 시간은 늘 즐겁다. 그러나 아이들을 키우다보면 가장 힘든 것은 역시 아이들이 아플 때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아이들이 아프면 부모와 할매할배는 더 아프다. 그래도 할매할배가 아이들 옆에 계셔서 정말 다행이다. 어린 시절, 좋은 추억을 많이 쌓고 사랑을 듬뿍 받은 쌍둥이는 훌륭하게 잘 자랄 것이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함께 해야한다 ' 고 했다. 그런데 요즘은 육아가 오롯이 부모의 책임이 되다보니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이 부담스러워진 것이 사실이다. 어쩌면 이 부분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힌트인것 같다. 할매할배와 친족들의 참여를 넓히되 그만큼 지원이 있으면 어떨까? 이 책을 보며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