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 작은 집 마리의 부엌
김랑 지음 / 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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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주는 평온함은 크다.
야망을 품고 치열하게 경쟁하며 성공을 향해 나아가는 삶을 사는 것도 그 자체로 의미있다. 그러다 어느 순간, 휴식과 평화를 찿고 싶으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어진다.
이들 부부도 그 마음을 안고 지리산 산청으로 갔고 이제 10년차라고 한다. 푸르른 날이면 꼬박꼬박 얼굴을 내미는 나물과 자연에서 힐링하고자 '마리의 부엌' 을 찾아오는 민박손님들이 부부의 친구다.

자연은 그렇게 숲속 작은 집에 이들을 품어 주었다.
모든 것이 빠른 도시와 달리 숲속의 하루는 시계가 중요하지 않다.
해 뜨면 하루가 시작되고, 해 지면 하루가 끝난다. 산더미 같이 쌓인 일로 종종걸음 할 일이 없기에 느릿느릿 걷고 시 한펀을 떠올릴 여유를 즐긴다.
바쁘지 않아 웃을 시간도 생각할 시간도 많다.

숲속 작은 집 '마리의 부엌' 은 자연밥상이 특히 매력적이다. 이곳에서만 즐길 수 있다.
직접 채취하고 구매한 나물들, 유기농 농사로 지은 쌀과 직접 담은 된장, 고추장, 간장으로 상을 차린다. 화려하지 않은 작은 집처럼 밥상도 소박하지만 그렇기에 자연과 하나되어 손님들의 지친 어깨에 위로가 된다.

자연이 주는 식재료는 신선함이 조미료이고, 흔치않음이 플레이팅이다
봄이 되면 진달래, 유채꽃, 제비꽃을 따다 화전을 해먹고, 골담초꽃으로는 떡을 만들 수 있다.
책에 레시피까지 실린 쑥버무리, 간장들깻잎장, 원추리꽃밥, 홑잎밥, 오가피순 비빔밥, 참죽나물 고추장무침, 더덕순 피자, 찔레순 페스토, 고구마줄기 된장국, 초피잎 장아찌 등은 이름만 들어도 건강해 지는 기분이 들며 입맛이 돋는다.

자연과 어울려 자연이 주는 밥을 먹고 맛따라 멋따라 훌쩍 이곳저곳 떠나는 이들 부부만의 자유가 느껴진다.
사람은 모두 다르다. 신이 모두 다르게 만들었다. 그래서 살아가는 방식도 모두 다르다. 모두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방식으로 살며 자기 자리를 지킬 때, 우리 사회도 탄탄하게 빈틈없이 만들어진다.
지금도 누구나, 그곳에 가면 마리의 부엌에서 자연밥상을 먹을 수 있는 숲속 작은 집이 있다.
그 자리를 지키는 이들이 있어서 우리도 훌쩍 떠날 용기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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