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30년 전쟁 - 변방에서 지배자로, 끝나지 않은 도전
이지훈 지음 / 리더스북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나라에서 수주잔고가 1000조원을 넘는 산업은 K-배터리 가 유일하다' 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 나 역시 한국 배터리의 역량이 이렇게 까지 뛰어난 지 몰랐다.
배터리는 일반 소비자들이 찾는 완성품이 아니라 부품으로 들어가는 것이기에 익숙치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제품에 배터리는 꼭 필요하다.
이 책은 많은 이들이 몰랐던 K-배터리 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책이다.

1000조원은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 솔루션과 삼성SDI, SK 세 회사의 고객이 길게 10년에 걸쳐 구매하겠다고 약속한 배터리 물량금액을 환산한 것이라고 한다.
GM, 포드, 도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이 주요 고객인데, 전기차의 심장인 배터리를 가장 잘 만드는 한국회사의 제품을 입도선매했다고 하니 K-배터리가 대단하긴 한가보다.

이 책에서는 LG 그룹이 이차전지 산업에 뛰어들게 된 일화를 볼 수 있다. 모든 혁신은 그렇게 우연같은 필연으로 찾아오는 것 같다. 흑자를 내기까지 20년이나 걸렸지만 결국 해냈다.
스마트폰 배터리에서 시작하여 GM에 공급하는 자동차 배터리를 납품하게 된 것은 한국 배터리 산업에 큰 변곡점이 되었다. 이후로도 다양한 고객을 확보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한국이 반도체가 아닌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갖게 된 순간이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회사에서 배터리 기업으로 변신중이다. LG화학과 3년에 걸친 특허권 침해 소송을 거쳤지만 리튬 이온전지의 안정성을 좌우하는 분리막 기술과 조립속도를 2.5배 높이는 공정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금은 하이니켈 NCM에 집중하는 전략을 펴고있다.
포스코는 철강이후를 고민하며 이차전지 소재산업을 그룹의 쌍두마차로 이끌고 있는 중이다.

이차전지의 세계에 대기업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에코프로는 제일모직의 양극재 사업을 인수하며 인내의 시간을 보냈지만 지금은 하이니켈계 양극재 분야에서 전세계 매출 1.2위를 다툰다.
엘앤에프는 원래 대구에서 LCD부품을 생산하던 회사였으나 국내 최초로 NCM양극재 상용화에 성공했다.

배터리 관련 전문용어들이 어렵게 느껴지긴 했지만 기업들이 신 기술을 개발하고 영역을 확장해가는 스토리는 마치 전쟁이야기 처럼 흥미진진했다. 매순간 순간, 연구원들과 기술자들, 기업인들이 얼마나 피말리는 시간을 보냈을 지 느껴졌다. 그리고 그 일을 해낸 한국기업들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몹시 자랑스럽다.

최근에는 한국 배터리 기술이 중국으로 많이 흘러들어가며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많이 줄었다고 한다. 소재산업에 대한 중국의 자원독점과 저가공세 역시 만만치 않다.
산업시장에는 '영원한 승자도 없고 패자도 없다'고 할 만큼 한치 앞을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 그저 지금까지 잘 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잘 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