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기묘한 미술관 - 하나의 그림이 열어주는 미스터리의 문 기묘한 미술관
진병관 지음 / 빅피시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림보는 것을 좋아해서 전시회도 가고 미술책도 자주 보는 편이다. 이전에 진병관 작가님의 <위로의 미술관> 을 인상적으로 보았었는 데 "기묘한 미술관" 시리즈는 또 색다르게 다가온다.
그림이라는 것이 위로가 되기도 하고 기묘하기도 한 것이 문학처럼 다양한 해석이 있을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이 책은 미술관처럼 5개의 방으로 나뉘어 있다. 운명의 방, 어둠의 방, 매혹의 방, 선택의 방, 기억의 방. 방 이름들에서 부터 미스터리하고 기묘한 느낌이 물씬 난다.
"운명의 방" 에서는 펠릭스 누스바움의 그림이 제일 인상적이었다. <죽음의 승리>나 <광란의 광장> 은 강렬한 이미지를 준다. 실제로 그는 유대인으로 아우슈비츠의 가스실에서 죽었다.

"어둠의 방" 에서 아르놀트 뵈클린의 그림들도 비슷한 느낌이다.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죽음과 자화상>에서는 등 뒤에 해골이 가까이 있는 죽음을 보여준다. <흑사병> 이 그렇듯 그의 그림들은 죽음이 가까이에 있다
"매혹의 방" 에서 보이는 주세페 아르침볼도의 그림들은 기괴하다. 과일과 채소로 그려진 사람그림들이 통치자에 대한 찬가라서 황제의 사랑을 받았다는데 현대 사람들이 보기에는 '글쎄' 다.
오히려 매혹적인 것은 윌리엄 호가스의 막장시리즈(?) 인 것 같다. 욕망은 언제나 매혹적이니까.

"선택의 방" 에 있는 한스 홀바인의 <클레페의 앤 초상화> 는 슬프고 잔인하다. 그림이 너무 잘 그려진 탓에 오히려 헨리8세가 실물을 본 뒤 실망하고, 그녀를 소개한 재상 크롬웰은 화를 피하지 못했다. 순간의 선택이 어이없는 결과를 불러왔다.
"기억의 방" 에 있는 자크 루이 다비드의 <마라의 죽음>은 유명한 그림이다. 마라는 프랑스 대혁명을 상징하는 인물인데, 암살당한 그림 속 마라는 예수처럼 평온해 보인다.
그는 이후 <생베르나르 고갯길을 지나는 보나파르트> 라는 나폴레옹을 상징하는 그림도 멋드러지게 그렸다. 그러나 정치인의 화가로써 그는 그들과 운명을 같이 했다.

그림은 한 눈에 보이는 한 장면 안에 수백, 수천권의 책에 실릴 수도 있는 서사와 의미를 담고있다. 한참을 보아야 하고 설명까지 들어야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그래서 그림도 볼때마다 느낌이 다르고 이전에 미처 보지못한 새로운 것이 보인다.
이 책 덕분에 이번에도 미술관 여행을 잘 마친 것 같아 행복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