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여자, 작희 - 교유서가 소설
고은규 지음 / 교유서가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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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한스러운 삶을 살아간 옛 여인들의 이야기인가?
과거도 현재도 편견과 차별에 몸부림치는 여성문인들의 평행이론에 관한 이야기인가?
작가의 영혼이 나타나는 판타지 소설인가?

이 책에는 세 여인이 화자이다.
현대를 사는 무명작가 은섬. 일제강점기의 중숙 그리고 그녀의 딸 작희.
은섬과 동료작가들이 유령작가를 보고 퇴마를 하러 미스터를 찾아간다는 독특한 내용으로 이야기가 시작되어 현대의 은섬과 과거의 중숙.작희를 번갈아가며 이어준다.

중숙은 신여성으로 공부하고 싶었지만 원치않는 혼인을 하고 딸을 낳았다. 남편은 집에 관심이 없어 중숙은 직접 작희라는 딸이름도 지어주고 홀로 서포를 운영해서 글을 쓰며 살아간다.
그 시절 여인의 삶이란 집안과 남편에게 종속되어 아들낳는 도구 정도로 치부되었지만 중숙은 남편에게 시달리는 시누를 돕고. 자기 몸종에게 공부도 시켜주며 여자들이 의지를 가지고 살기를 희망한다. 그런 어미를 보고 자란 딸 작희는 중숙이 숨을 거둔 후에도 독립적으로 살기 위해 애쓰지만 유부남인 영락과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그 사랑은 작희의 첫 작품인 "미쿠니 저택" 마저 가져가 버린다. 그렇게 작희는 사랑도 작품도 잃고 살아 갈 희망을 잃는다.

이 이야기는 과거에도 현재에도 이어지고 있는 세상 모든 "쓰는 여자들", 세상 모든 "작희들" 에 대한 이야기이다.
글을 쓰는 일은 언제나 여자들에게 쉽지 않은 일이었다. 여자가 글을 알고 사회에 목소리를 내는 것이 괘씸하던 시절부터 여자에게 글을 쓰는 행위가 자유로워진 지금까지도 여전히 수많은 작희들은 편견과 유리천장에 둘러 쌓여 있다. 글을 쓰고 인정받기 위해서는 돈도 빽도, 명성과 학벌도 있어야 조금이라도 관심 받을 수 있다.
현대의 은섬은 작희에게서 자신을 보았을 것이다. 그래서 더욱 작희에게 잃어버린 작품을 찾아주고 싶었으리라.

이 작품은 최근 읽은 소설들 중 가장 인상적이었다. 여성의 글쓰기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이었다. 단순 액자형 소설이 될 수도 있었을 작품에 영혼과 퇴마 스토리를 가미해 트렌디한 느낌을 준다. 또한 영혼의 등장과 말은 책을 볼때 마다 의미를 다각도로 해석할 여지를 줘서 다시 한번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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